비밀편지 시크릿 에디션 - 체온보다 따뜻한 위로 ‘비밀편지 박근호’의 새로운 문장들, 개정증보판
새로운 문장과 사진들로 한층 더 깊어진 일상의 감정들
《비밀편지》 개정증보판 - 《비밀편지 시크릿 에디션》 출간!
혼자가 아닌 당신을 위해, 지금 여기의 마음을 보냅니다.
2017년 출간 이후 꾸준하게 독자들의 마음을 위로해온 ‘비밀편지 박근호’의 첫 번째 에세이 《비밀편지》가 새로운 문장과 사진들로 가득 채운 4장 ‘그리고, 말하다’를 더하여 개정증보판으로 돌아왔다.
책을 펼치는 곳곳에 우리가 잃어버렸던, 그리고 잊어버렸던 마음속 깊은 감정들을 새록새록 꺼내 보이며 13만 구독자의 마음을 보듬었던 작가의 문장들은 변함없이 따뜻하다. 거기에 더해진 100쪽이 넘는 새로운 문장과 사진들은 기쁨도 슬픔도 행복도 한층 더 깊어졌다.
떠오르는 얼굴이 있다면
그 사람이 그리웠던 거고
아무것도 떠오르지 않는다면
내가 나에게 대화를 신청한 거야.
힘들다. 사랑한다. 보고 싶다. 미안하다. 어른이 되었다는 이유로 감정을 말하기보다는 꾸역꾸역 삼키는 날들이 많아진다. 작가의 고백처럼 아픔을 억지로 덜어내려 하지도, 숨기지 않아도 괜찮다. 깊은 아픔이 오는 날, 조금씩 천천히 아픔을 녹이다 천천히 행복해지기를. 혼자가 아닌 당신을 위해.
마지막으로 사랑한다고 말해본지가 언제인가요?
힘들다며 울어본지는 얼마나 되셨나요?
어릴 때 울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으며 자라서인지, 기껏 사랑한다고 말했더니 떠나서였는지는 알 수 없지만 많은 사람이 감정을 표현하는 것을 힘들어합니다. 저 역시 그런 평범한 사람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랑하는 사람이 제 곁을 떠난 적이 있습니다. 뱉지 못한 말이 마음에 오래 맴돌았습니다. 한참 동안 몹시 아프더군요. 며칠인지 셀 수 없을 만큼 아파하다가 괜찮아진 줄 알았습니다.
그렇게 10년이 지났는데 어느 날 아침 마음이 무척 아팠습니다. 그동안 잃었던 것들, 그동안 하지 못했던 말들, 그동안 괜찮다며 넘겼던 감정들이 한순간에 몰려왔습니다. 정말 미칠 것 같았습니다. 무엇이라도 하지 않으면 살 수 없을 것 같아서 종이에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말하는 은연중에, 눈빛에, 귀에, 손에,
모든 곳에 온도는 묻어난다.
그런 사람과 마주 앉아 이야기하다보면
괜스레 마음이 따뜻해진다.
이제는 37.5도의 마음을 가진 사람이 되고 싶고
그런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
_‘37.5도의 마음’ 중
같은 내용의 글을 50장 100장씩 적었습니다. 그렇게 적고 나면 그 감정이 덜어지더라고요. 그리고는 무작정 길거리로 가서 붙였습니다. 그럼 조금 더 감정이 제게서 떠나는 기분이었습니다.
익숙한 일상의 모든 것들에서
우리가 잃어버렸던 감정을 찾아 보냅니다
신촌에 붙여놓은 제 글을 누군가 집어 들어 홍대에 있는 어떤 매장에 붙여놓기도 했습니다. 봉투, 종이 어디든 글을 적어 거리에 붙이다 보니 많은 변화가 일어났습니다. 어느 정도 감정을 표현하는 일이 편해졌습니다. 속에 있는 이야기들을 어떻게든 풀다 보니까 삶도 조금 살만하더라고요.
그래서 나는 당신과 함께 살았던 날보다
함께 살지 못한 날이 더 많은데
그 시간이 부끄러운 적도 원망스러웠던 적도 없었다.
당신은 내게 너무 다정한 사람이었으니까.
할 수만 있다면 과거로 돌아가 딱 한 번만 보고 싶다.
당신 뒷모습을 바라보며 다정하게 울고 싶다.
_‘다정한 울음’ 중
감정을 표현하지 못해 괴로워해봤고 부족한 글 솜씨와 삐뚤빼뚤한 글씨로 거리에 수천 장을 붙여보기도 했고 비밀편지라는 한 권의 책을 만들기도 했습니다. 모든 것을 통해 딱 한 마디를 하고 싶었습니다.
감정을 표현하는 일은 생각보다 힘든 일이 아닙니다.
혹여나 힘들더라도 꼭 해야 하는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