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월의 기억
“참 고민했었는데 지금 못 하면 정말 후회할 것 같아서.”
“뭐가요?”
“어차피 이번이 마지막 기회니까 상관없으려나? 4년간 널 참 좋아했어.”
단 한 번도 생각해 보지 못했던 그의 고백에 태희의 얼굴에서 순식간에 미소가 사라졌다. 그저 멍한 눈으로 그를 올려다보았다. 재혁은 그럴 줄 알았다는 듯 웃고 있었지만 왠지 모르게 서글퍼 보여 태희는 미안해졌다.
어깨를 잡고 있는 재혁의 손이 뜨겁고 얼굴이 가까워진다고 느낄 때쯤 태희는 저도 모르게 눈을 감고 말았다. 놀라서 벌어진 입으로 재혁의 혀가 순식간에 들어와 그녀의 입안을 훑었다. 그리고 숨어 있는 그녀의 혀를 낚아채 얽는 동안 태희는 굳어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그녀의 첫 키스는, 아메리카노와 복숭아 향이 섞인 맛이 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