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 혹은 사랑
은우는 이제야 이 감정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 수 있었다. 이건 명백한 질투였다. 인정해야 할 것 같았다. 그토록 하기 싫었던 그 ‘사랑’ 비슷한 것에 빠지고 만 것을. 그것도 다른 남자를 ‘사랑’하고 있는 여자에게.“시작이 잘못 됐다는 거…… 알고 있어.”“네?”“조금 더 신중했어야 하는 건데……. 미안하다.”“이혼을 또 말씀하시는 거라면 안 들은 걸로 할게요. 전 절대 이혼 못 해요. 아니, 하기 싫어요.”그녀가 자리에서 일어섰다. 하지만 채 한 걸음도 가지 못했다. 은우가 그녀의 손목을 잡아 세웠기 때문이었다. “이젠…… 널 인정하려고해.”그가 나지막한 음성으로 말을 이었다.“이젠 널 인정하고 싶어. 내가 상처를 받게 되더라도 처음으로 괜찮겠다는 생각을 했어. 그렇게 무서워서 피하려고 했는데 너에 대해선 그게 안 돼. 두려워지더라도 지금은 이게 최선의 방법이라는 걸 알아. 만약 너도 나와 마음이 같다면…… 피하지 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