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거친 파도가 몰아칠 때 - 고통의 한복판에서 행복을 선택하는 법
어느 날 덜컥 감당하기 힘든 현실이 찾아왔다면...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심리치료사 러스 해리스가 전하는
슬픔, 상실, 역경에 대처하는 20가지 지혜
“마음을 달래는 데서 그치지 않고,
현재를 살도록 안내하고 성장을 돕는 책”
저항하지도 도망치지도 않고,
기꺼이 경험하며 ‘지금 여기’를 살아가기 위하여
“현실이 당신의 따귀를 때리고, 삶을 뒤집어놓고, 일상을 엉망으로 만들 때를 대비해 당신이 미리 준비할 수 있는 것은 없습니다.”
본문 첫 구절부터 강렬한 책 《인생에 거친 파도가 몰아칠 때》는 예기치 않은 인생의 고난을 ‘따귀’에 비유한다. 그렇다. 누구나 살아가는 동안 호되게 뺨을 맞은 것 같은 황망한 상황을 겪는다. 단단하다고 생각했던 관계가 무너지고, 사랑하는 사람이 세상을 떠나고, 실직하거나 부상을 당하거나 질병을 맞닥뜨린다. 심혈을 기울였는데 실패하기도 하고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하거나 거절당하는 일도 수시로 일어난다. 이처럼 통제할 수 없는 현실의 고난에 직면했을 때 우리는 대개 자신을 망치는 고통스러운 생각, 감정, 기억에 여지없이 사로잡히고 만다. 어디 그뿐인가, 겨우 괜찮아졌다 싶다가도 시시때때로 그 순간으로 돌아가 그때의 고통을 ‘다시금’ 겪는다.
감당하기 힘든 현실이 찾아왔을 때 대개는 맞서 싸우거나 도망치거나(fight or flight) 혹은 무기력해지는(freeze) 반응을 보인다. 일반적인 대중 심리학에서는 ‘맞서 싸우는 쪽’을 권한다. ‘부정적인 생각’에 저항해 논쟁하고 그것을 ‘긍정적인 생각’으로 대체하라고 제안한다. 하지만 이 방법을 택하면 그 생각이 진실인지 거짓인지를 따지고, 그 생각이 틀렸음을 입증해내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덮어버리려 하는 동안 불필요한 고통을 겪어내야 한다. 이 대중적인 전략을 실행하는 데는 엄청난 시간과 에너지가 든다. 도망치는 전략도 마찬가지다. 의도적으로 다른 데 정신을 쏟고 술이나 담배, 음식 등에 탐닉하면 잠깐의 위안은 얻을 수 있을지언정 장기적으로는 효과를 볼 수 없다. 부정적인 생각과 감정은 잠깐 사라졌다가도 좀비처럼 이내 다시 돌아오기 때문이다. 무기력하게 얼어붙는 반응 또한 현실의 문제를 풀어가거나 온전한 삶을 살아가는 데는 하등 도움이 되지 않는다. 저항도, 회피도, 무감각도 아무런 소용이 없고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기만 한다면, 대체 어떻게 해야 할까?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 심리치료사인 러스 해리스(Russ Harris)는 수용전념치료(Acceptance and Commitment Therapy, ACT)에서 해답을 찾는다. 해당 분야의 세계적 전문가이기도 한 그는 피할 수도, 대비할 수도 없는 불안, 슬픔, 상실, 고통, 역경을 인정함으로써 오히려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길로 독자를 안내한다. 다양한 사례와 경험담 그리고 바로 실천할 수 있는 실용적 전략과 조언을 통해 책은 파도처럼 밀어닥치는 감정과 생각 속에서도 닻을 내려 고요하게 현재에 존재하고, 파도가 지나간 후 삶을 다시 일으키고, 자신의 가치에 따라 살아갈 수 있는 방법을 제시한다. 직접 심리치료를 하는 듯한 조곤조곤하고 세심한 문체로 마침내는 오롯이 자기 생을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끄는 책은, 상처에 침식당하지 않고 천천히 조금씩이나마 자기 삶을 재건하고자 하는 이에게 무엇보다 유용하고 다정한 친구가 되어줄 것이다.
“우리에겐 세상 모든 친절이 필요합니다.”
자기비하가 아니라 자기자비와 자기 돌봄으로
하루하루 나에게 더 애틋하게
역경에 처했을 때 사람들이 바라는 바는 모두 똑같다. 염려하고 응원해주는 이가 곁에 있어주는 것. 나를 위해 기꺼이 시간을 내고, 고통을 알아주고, 그 앞에서는 애써 괜찮은 척하지 않고 감정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을 누구나 원한다. 또 가까운 사람이 어려운 일에 처했을 때 많은 이들이 흔쾌히 스스로 그런 사람이 되어주고자 한다.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스스로에게는 그런 친절을 발휘하기를 어려워한다. 자신을 몰아세우고 닦달하고, 이 고통을 자초했다고 비난까지 해가며 스스로를 가혹하게 대한다. 건강하고 건설적인 반성이라면 어느 정도 도움이 되겠지만, 안타깝게도 대개의 경우 자신을 향한 이런 비난과 비하는 상황에 제대로 대처할 수 없도록 막아서는 장애물이 되기 십상이다. 끝도 없이 자기 탓을 하고 그만 징징대라고 다그치는 스스로의 마음은 역경을 헤쳐 나갈 힘을 주기보다 그 자리에 주저앉히고 만다.
바로 이럴 때 필요한 것이 자기자비다. 고난이 닥쳤을 때는 스스로를 ‘도움이 필요한 소중한 친구’처럼 대해야 한다. 세상 모든 친절을 그러모아 자신에게 안겨주어야 한다. 자신을 친절하게 대하면 고통에 대응하고 삶이 던지는 모든 문제를 훨씬 더 잘 다룰 수 있다. 자기자비를 쓸모없는 것이나 종교적인 것, 혹은 여성적이거나 문제 회피적인 것으로 여기며 무시하는 사람도 있지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자기자비는 불안, 우울증에서부터 슬픔, 트라우마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 마음을 가다듬고 재충전해서 효과적으로 행동할 수 있는 동기와 에너지를 제공한다. 책에 수록된 다양하고 구체적인 자기자비 실천 지침을 따라 하다 보면, 자신을 함부로 대하는 어지러운 마음 상태에서 벗어나 조금 더 수월하게 역경에 대처할 수 있을 것이다. 하루하루 자신이 더 소중하고 애틋해질 것이다.
“나는 내 인생의 식탁에 무엇을 가져다놓고 싶은가!”
어떠한 상황에서도 온전한 나의 모습으로
때로는 삶이 고난으로 점철된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삶은 우리에게 주어진 최고의 특권이다. 이는 변치 않는 진실이며, 이 삶을 최대한으로 누리는 것은 우리에게 주어진 유일한 과제다. 감당하기 어려운 일에 휘청거릴 수는 있지만, 그 가운데서도 원하는 방향으로 움직일 정도의 선택권은 언제나 존재한다. 책의 1부에서 마음챙김과 자기자비 등 폭풍 같은 생각과 감정 속에서도 고요하고 평안해지는 방법을 이야기했다면, 2부와 3부는 삶을 재건하고 행복하고 의미 있는 인생으로 나아가는 방법에 집중한다. 그중에서도 ‘가치와 연결되고 가치에 따라 행동하기’는 수용전념치료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과정이다.
가치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자신과 타인을 어떻게 대하고자 하는지 자신을 둘러싼 세상을 어떻게 대하고 싶은지를 설명하는 단어로, 목표와는 구별된다. 길고 꼬불꼬불한 인생길에서 가치는 내면의 나침반 역할을 하고, 내키지 않을 때도 중요한 일을 하도록 동기와 영감을 부여한다.
고난이 닥쳤을 때 삶이라는 광대한 식탁 위에서 즐거움을 주는 음식은 사라지고 고통을 주는 음식이 그 자리를 대신한다. 삶이 차려준 식탁을 마법처럼 바꿀 방법은 없다. 하지만 식탁 위에 뭔가를 더할 능력은 누구에게나 있고, 식탁 위에 ‘가치’를 가져다놓는 순간 이미 그 자리에 있던 음식도 변화한다. 자신이 원하는 삶을 오롯이 살아갈 기회가 그곳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