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남성에서 여성이 되어 수백 년을 살아온 한 시인의 놀라운 일대기버지니아 울프의 걸작 환상 소설영국 모더니즘 문학의 대표 작가이자 선구적 페미니스트인 버지니아 울프의 장편소설 『올랜도』가 영문학 번역가 이미애 씨의 번역으로 열린책들에서 출간되었다. 열린책들 세계문학 시리즈의 254번째 책이다. 『올랜도』는 울프의 대표작 중 하나인 걸작 환상 소설로, 시인의 기질을 지닌 귀족 청년 올랜도가 어느 날 갑자기 남성에서 여성으로 변한 후 수백 년의 세월을 살아온 신비로운 일대기를 다룬 소설이다. 16세기 영국에서 엘리자베스 1세 여왕의 총애를 받는 미소년이었던 올랜도가 17세기 후반 대사로 파견된 콘스탄티노플에서 여자로 변한 후, 집시들과 생활하다 영국으로 돌아와 18세기, 19세기를 거쳐 20세기 초(1928년) 아이를 낳고 시집을 출간한 한 여성의 삶을 살아가기까지의 긴 여정이 펼쳐진다. 이처럼 한 인물이 다른 성(性)을 모두 경험하고 여러 시대의 사회적 환경 속에서 다양한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는 판타지적인 전개의 이야기를 통해, 성 정체성이란 확고부동한 것이 아니라 환경에 따라 유동적이고 복잡다단하게 발현되는 것임을 드러내는 울프의 양성적(兩性的) 상상력의 정수를 보여 주고 있는 작품이다.
저자소개
본명은 애들린 버지니아 스티븐으로 1882년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20세기를 대표하는 모더니즘 작가 버지니아 울프는 평생 정신 질환을 앓으면서도 다양한 소설 기법을 실험하여 현대문학에 이바지하는 한편 평화주의자, 페미니즘 비평가로 이름을 알렸다.
빅토리아 시대 소위 최고의 지성들이 모인 환경에서 자랐고, 주로 아버지에게 교육을 받았다. 비평가이자 사상가였던 아버지 레슬리 스티븐의 서재에서 책을 읽으며 어린 시절을 보냈고 오빠 토비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 입학한 후 리턴 스트레이치, 레너드 울프, 클라이브 벨, 덩컨 그랜트, 존 메이너드 케인스 등과 교류하며 ‘블룸즈버리 그룹’을 결성하기도 했다. 이 그룹은 당시 다른 지식인들과 달리 여성들의 적극적인 예술 활동 참여, 동성애자들의 권리, 전쟁 반대 등 빅토리아시대의 관행과 가치관을 공공연히 거부하며 자유롭고 진보적인 태도를 취했다.
어머니의 사망 후 정신질환 증세를 보이기 시작했는데, 아버지의 사망 이후 울프의 병세는 더욱 악화되었다. 평생에 걸쳐 수차례 정신 질환을 앓았다. 1905년부터 문예 비평을 썼고, 1907년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리먼트]에 서평을 싣기 시작하면서 『댈러웨이 부인』, 『등대로』, 『파도』 등 20세기 수작으로 꼽히는 소설들과 『일반 독자』 같은 뛰어난 문예 평론, 서평 등을 발표하여 영국 모더니즘의 대표 작가로 인정받게 되었다.
소설가로서 울프는 내면 의식의 흐름을 정교하고 섬세한 필치로 그려 내면서 현대 사회의 불확실한 삶과 인간관계의 가능성을 탐색했다. 1970년대 이후 「자기만의 방」과 「3기니」가 페미니즘 비평의 고전으로 재평가되면서 울프의 저작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졌고, 「자기만의 방」이 피력한 여성의 물적, 정신적 독립의 필요성과 고유한 경험의 가치는 우리 시대의 인식과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버지니아 울프는 픽션과 논픽션을 아우르며 다작을 남긴 야심 있는 작가였다.?그녀의 픽션들은 플롯보다는 등장인물들의 내면에 더욱 초점을 맞춘 의식의 흐름 기법을 사용해 쓰였다.
주요 작품으로는 소설 『출항』, 『밤과 낮』, 『제이콥의 방』, 『댈러웨이 부인』, 『파도』,『현대소설론』 등과 페미니즘 비평의 고전으로 평가받는 에세이 『자기만의 방』과 속편 『3기니』 등이 있다. 1927년 ‘의식의 흐름’ 기법으로 쓰인 『등대로』를 발표하며 소설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했고 『올랜도』, 『물결』, 『세월』 등을 계속해서 발표했다. 평화주의자로서 전쟁에 반대하는 주장을 펼쳐 왔던 울프는 1941년 독일의 영국 침공이 예상되는 가운데 정신 질환의 재발을 우려하여 자살로 삶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