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여행지에서 마주한 영화 속 순간들
<리스본행 야간열차> 속 포르투갈 리스본, <비포 선라이즈> 속 오스트리아 비엔나, <비포 선셋>과 <미드나잇 인 파리> 속 프랑스 파리, <노팅 힐>과 <어바웃 타임> 그리고 <클로저> 속 영국 런던, <원스> 속 아일랜드 더블린, <카모메 식당> 속 핀란드 헬싱키까지.
당신과 나, 우리의 시선이 맞닿을 때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순간이 펼쳐진다.
한 장의 사진에 담긴 영화 속 그곳 그 순간
영화 속 ‘그 장면 그 장소’를 찾아가 본다. 주인공이 처음 만난 기차역, 노래를 부르던 길거리, 첫키스를 나누던 관람차, 끊임없이 대화가 오가던 공원…. 그렇게 주인공의 발자취를 따라 영화를 곱씹어 보며 영화와 여행의 감동을 만끽한다.
대화가 잘 통하는 사람을 만날지도 모른다는 낭만을 꿈꾸며 기차에 오르고(<비포 선라이즈>), 할리우드 배우와 부딪혀 사랑에 빠지는 로맨틱한 상상을 하며 카페로 향하고(<노팅 힐>), 과거로의 시간여행을 꿈꾸며 홀로 거리를 걷다 보면(<미드나잇 인 파리>) 길 위 곳곳에 놓인 순간들과 만나게 된다. 그 앞에 잠시 멈춰 영화를 보며 느꼈던 감정을 되새기며 카메라를 꺼낸다. 현실과 영화 속 시간이 사진이라는 한 장의 순간에 담긴다.
영화 속으로 걸어 들어가는 일
작가는 “수없이 반복해서 본 영화는 향수를 남긴다. 한 번도 가 본 적 없는 곳에 대한 그리움. 영화를 보면서 난 이곳을 그리워했는지도 모르겠다”고 말한다.
책에 나오는 아홉 편의 영화들은 작가로 하여금 무수한 감정을 자아내는 영화다. 마음속에 솜이 퐁퐁 솟아나는 것 같은 설렘을 가져다 주는 영화, 우연히 만난 사람과 첫눈에 사랑에 빠지는 로맨스를 꿈꾸게 하는 영화, 그 자체로 위로가 되어 주는 영화…. 그러면서 동시에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하나쯤은 마음에 소중히 품고 있을, 언제 꺼내 봐도 좋은 영화이기도 하다. 그 영화를 좇아 리스본, 비엔나, 파리, 런던, 더블린, 헬싱키 거리를 걸으며 써 내려간 글은 영화를 보며 느꼈던 감정을 극대화하면서 공감을, 위로를, 추억을, 낭만을 불러일으킨다. 그와 함께 어느 순간 우리는 1990년대 비엔나에, 비 내리는 파리의 밤에, 노을 지는 런던에 놓여 있게 된다.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남들보다 조금 느리고 뒤처진 삶을 살아가는 작가지만 영화를 보는 일만큼은 그렇지 않다. 어떤 속도로 어느 시간을 살아가고 있든 영화를 보는 일에는 오래된 영화 속 주인공과 나 사이에, 타인과 나 사이에 ‘같은 시간 속에서 같은 감정을 공유하고 있다’는 무언의 믿음이 존재한다. 작가는 “영화의 장면을 여행하는 일이 영영 만날 수 없는 누군가의 흔적을 좇는 것처럼 느껴져 문득문득 쓸쓸해지곤 했었다”고 했지만, 몇 년에 걸친 여행 끝에서 알게 된다. 영화가 재생되는 시간만큼은 주인공과 나의, 타인과 나의 시간이 일치한다는 걸. 1994년의 비엔나 거리를 걷고 있는 주인공과, 같은 거리를 걷고 있는 2018년의 나 사이에서 세월의 간극은 결코 중요하지 않다는 사실을 말이다.
작가는 영화처럼 살고 싶었다고 말한다. 영화 속 주인공들의 멋진 삶과 자신의 보잘것없는 삶을 맞바꾸고 싶었다고. 하지만 영화를 보며 낭만과 환상을 꿈꿨듯, 결국은 영화를 보며 깨닫는다. 과거로 시간여행을 떠나거나 세계적인 스타와 사랑에 빠지지 않아도, 지극히 평범하고 일상적인 날들이라도 충분히 영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지루하다는 말 뒤에 가려진 소소한 순간들을 외면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일상도 시가 되고 영화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당신이 나와 같은 시간 속에 있다는 것, 그것이 바로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일이라는 것을.
저자소개
가까운 길도 빙 돌아가거나 길을 헤매는 데 꽤 많은 시간과 체력을 소비할 정도로 방향에 약하다. 삶의 방향도 마찬가지.
여전히 이야기의 힘을 믿고 있다. 촌스러운 삶의 방식은 여기에서 기인한 것이라 짐작된다. 4년간 영화 촬영지로 찾아가 기록을 남기는 ‘Moved by Movie’ 프로젝트를 하고 있으며, 베를린에서 보낸 2년 반의 시간을 담은 에세이 <베를린 다이어리>를 썼다.
Instagram @ohne.salz
@movedbymovie
Email ohnesalz@naver.com
목차
시작하며
1. <리스본행 야간열차(Night Train to Lisbon)> | Lisbon, Portugal
Scene 1. 스스로의 고고학자가 되어
Scene 2. 새로운 삶의 가능성이 있음을
Scene 3. 무언가를 남기는 건 산 사람의 몫
Scene 4. 그저 이 거리를 걸을 수밖에
Scene 5. 나아갈 수도, 되돌아갈 수도
Epilogue
2. <비포 선라이즈(Before Sunrise) | Wien, Austria
Scene 1. 사랑에 빠지는 순간엔 언제나
Scene 2. 특별하진 않아도 낭만적인
Scene 3. 영화가 끝날 때까지는
Scene 4. 환상은 그저 환상으로만
Scene 5. 서로의 고요를 존중하며
Scene 6. 진정한 사랑이란 건
Scene 7. 오랜 여행을 마치고 돌아오는 사람처럼
Epilogue
3. <비포 선셋(Before Sunset)> | Paris, France
Scene 1. 우리는 대화만으로 어디든 갈 수 있었다
Scene 2. 상상하던 모습 그대로
Scene 3. 변장한 천사일지도 모르니
Scene 4. 영화보다 더 영화 같은
Scene 5. 파리는 마법이라니까
Scene 6. 사랑에도 어른스러울 수 있을까
Epilogue
4. <미드나잇 인 파리(Midnight In Paris)> | Paris, France
Scene 1. 홀로 파리를 걷는다는 것
Scene 2. 시간여행을 떠날 수 있는 유일한 방법
Scene 3. 황홀하게 비현실적인
Scene 4. 파리는 마음속의 축제다
Scene 5. 세 단어로 완성된 소설
Scene 6. 시간이 뿌옇게 내려앉은 곳
Scene 7. 특별할 것 없는 모든 순간들이
Scene 8. 밤이 주는 위로
Epilogue
5. <노팅 힐(Notting Hill)> & <어바웃 타임(About Time)> | London, England
Scene 1. 이 순간을 붙잡기 위해
Scene 2. 어떤 건 진짜고 어떤 건 가짜
Scene 3. 책 속에 파묻혀 몇 시간이고 가만히
Scene 4. 바이올린 켜는 염소가 없다면
Scene 5. 마치 고백을 받은 사람처럼
Epilogue
6. <클로저(Closer)> | London, England
Scene 1. 사랑의 유효 기간
Scene 2. 우리는 사랑 앞에서 가면을 쓴다
Scene 3. 버지니아 울프를 따라 걷기로 했다
Scene 4. 보석 같은 카페를 발견하는 일
Scene 5. 제외된 건 진실뿐
Epilogue
7. <원스(Once)> | Dublin, Ireland
Scene 1. 밤에 나눈 대화는 노래가 되어
Scene 2. 걸음을 멈춰 서게 만드는 노래가 있다
Scene 3. 그저 이렇게 하루를 흘려보내는 것도
Scene 4. 알아들을 수 없는 말로 사랑을 고백하는 일
Scene 5. 서로를 같은 노래로 기억한다는 것
Epilogue
8. <카모메 식당(Kamome Diner)> | Helsinki, Finland
Scene 1. 커피 한 잔의 위로
Scene 2. 어쩌면 이 다리를 건너기 위해
Scene 3. 일상에 음표를 덧붙이는 일
Scene 4.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지 않는 것
Scene 5. 마음에 새긴 기억
Scene 6. 우리에겐 숲이 있어요
Scene 7. 구름처럼 천천히
Epilogue
끝마치며
영화 속 순간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