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쓰는 법 - 독서의 완성
서평은 왜?
서평, 쓰십니까? 서평이라니, 책 읽기도 어려운 판에 이게 무슨 망발이냐 역정을 내실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책을 온전히 읽고 이를 자신의 내면에 정리하여 차곡차곡 쌓기 위해서, 독서를 완성하는 데 서평은 피할 수 없는 과정이지요. 『서평 쓰는 법』의 저자 이원석은 이렇게 주장합니다.
“독서는 그저 책을 읽는 것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은 후에도 책에 대한 독자의 이해와 해석은 계속됩니다. ……… 해석은 언어로 표현되어야 합니다. 말과 글을 통해 구체적으로 정리되어야 독서는 완결됩니다.”
사실 다들 압니다. 책을 읽어도 정리하지 않고 그냥 지나가면 내용도 기억나지 않을뿐더러 나중에는 그 책을 읽었는지조차 가물가물해진다는 사실을. 공책이나 일기에 무슨 책을 읽었는지 적은 후 그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걸 깨닫게 되지요. 그때마다 어떻게든 읽은 것을 정리해 두지 않으면 이렇게 시간과 노력을 들여 책을 읽는 의미가 무엇인가 싶어집니다.
저자는 말합니다. 읽은 책을 말로 할 때는 별것 없는 것 같고 다 아는 듯 느껴지겠지만 막상 그걸 글로 정리하려고 종이나 모니터를 마주하면 말의 논리에 부딪혀 글쓰기의 두?좆遲?알게 된다고. 도망가고 싶은 마음을 다잡고 자신이 책에서 읽어 낸 것이 무엇인지 적어 나가면서, 독자는 책에 대한 자신의 이해와 해석을 정리할 기회와 자신의 내면을 들여다볼 귀한 시간을 얻게 됩니다. 저자가 ‘서평 쓰기의 종결은 삶을 통한 해석이자 실천’이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는 건 이 때문이지요. 저자는 이 책에서 서평의 본질을 꼼꼼하게 살핀 후 서평을 쓰는 법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합니다.
자기 성찰과 발전을 위한 서평 쓰기
저자는 자신의 본격적인 글쓰기 또한 서평에서 비롯되었다고 고백합니다. 저자는 책을 너무나 사랑하고 이 마음을 다른 이와 나누고자 서평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저자는 우선 서평이 무엇인지, 우리가 흔히 비슷하다고 여기는 독후감과 비교하며 설명합니다. 서평이 책을 이미 읽은 독자뿐 아니라 앞으로 그 책을 읽을지 모르는 잠재 독자에게 다가가려 한다는 점에서, 저자는 서평이 소통을 위한 장이라고 선언하지요. 이 지점에서 서평은 쓰는 이와 읽는 이 모두의 삶을 바꾸기 위한 탐색 작업이 됩니다.
그 과정을 어떻게 이해하고 밟아 나가야 하는지를 저자 이원석은 여러 종류의 책과 서평을 다채롭게 인용하면서 비?냘?보여 줍니다. 철학자 강유원의 신랄한 서평에 감탄하고 엄청난 독서가로 유명한 다치바나 다카시와 소설가 장정일의 책에서 서평의 개성과 특질을 추려 내며, 『몬테크리스토 백작』에서는 훌륭한 서평의 작성에 핵심 교양의 숙지가 중요함을 알려 주는 구절을 뽑아 보여 줍니다.
저자는 권합니다. 일단 쓰라고요. 생각한 게 이상하든 어색하든 먼저 쓰고 고치라는 겁니다. 짧더라도 쓰고, 쓰고 나면 고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다시 생각하게 된다는 겁니다. “영감과 통찰은 대부분 끝없는 인내로 퇴고를 거듭하는 가운데 나타”난다고 말하죠. 그리고 좋은 서평을 꾸준히 읽고 참고하면서 자신의 서평을 다듬어 나가고, 사고를 완성해 가자고 제안합니다. 『서평 쓰는 법』은 좀 더 깊이 있는 책 읽기와 글쓰기를 바라는 독자에게 좋은 안내서이자 유용한 참고서가 될 겁니다. 서평을 쓰면 책 읽기의 본질을 가장 효과적으로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 책이 그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