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하는 법 - 스스로 묻고 해결하는 사람으로 키우기 위하여
‘최초의 아나키스트’이자 진보적 교육사상가가 정리한 공부의 본질
200년 넘게 전 세계 독자에게 사랑받는 최초의 공상과학소설 『프랑켄슈타인』은 여성 차별이 극심했던 19세기 영국에서 출간되었습니다. 당시 저자 메리 셸리의 나이는 고작 열아홉 살이었지요. 그의 어머니는 더 보수적이었던 18세기 영국에서 여성 교육의 필요성을 누구보다 먼저 주장한 페미니즘의 선구자 메리 울스턴크래프트였고 아버지는 어머니만큼이나 급진적인 생각을 가진 교육사상가 윌리엄 고드윈이었습니다. 고드윈은 국내에는 아직 널리 알려지지 않았지만, 당시 사회체제나 제도를 비판하는 것을 넘어 성평등과 결혼 제도의 문제점 등 오늘날 우리가 직면해 있는 화두를 이미 18세기 후반에 고민했던 진보적 지식인이었습니다.
『질문하는 법』은 셸리가 태어나던 해 출간된 고드윈의 에세이로 당시 교육을 둘러싼 여러 가지 문제에 대한 견해와 해결책, 앞으로의 교육이 지향해야 할 점 등이 가장 잘 정리된 책입니다. 아버지 고드윈의 사상과 교육관은 사회의 뿌리 깊은 편견에도 굴하지 않고 자기 세계를 SF라는 새로운 장르에 담아낸 메리 셸리에게 분명 큰 영향을 주었을 겁니다.
고드윈은 ‘최초의 아나키스트’로 불렸을 만큼 자유를 세상에서 가장 가치 있는 것 가운데 하나라고 주장했습니다. 교육에서도, 강요하지 않고 간섭을 최소화하면서 학생 개인의 의지와 판단력을 존중하며 지식을 전달할 때 가장 좋은 결과물을 얻을 수 있다고 이야기했지요. 사고력이 배양되려면 자유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어떤 속박도 느끼지 않고 주변을 관찰하고 이것저것에 호기심을 느끼는 동안 지성이 성장한다는 것이 그의 주된 교육관이었습니다. 권위주의적인 교육의 폐단을 지적하면서도 교육 자체가 지닌 힘은 무척이나 신뢰한 겁니다.
“자유는 지성의 학교이자 힘의 원천”이고 자유를 중시하며 스스로 학습 동기를 느끼게 하는 교육이야말로 지금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교육이며, 교육의 목적은 행복을 창출하는 것이라고 한 그의 주장은 200년이 지난 지금도 여전히 유효합니다. 그가 문제 삼은 교육 제도의 허점과 교육 실패의 원인을 아직도 바로잡지 못했기 때문이겠지요. 교육이 실패하는 이유와 실패하지 않는 교육의 특징을 모두 상세히 다뤄 낸 이 책은 교육의 힘을 신뢰하면서도 오랜 교육의 문제점을 고민하는 사람, 아이를 키우며 스스로 묻고 해결하는 법을 가르치고자 하는 사람, 더 나은 공부법을 찾으며 스스로 성장하고자 하는 사람 모두에게 적절한 가르침을 전해 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