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코리아 2017 - 서울대 소비트렌드 분석센터의 2017 전망
CHICKEN RUN 진짜 철조망은 우리 머릿속에 있다
대선의 풍향계로 작용할 ‘픽미세대’와 불안한 사회안전망을 대변하는 ‘각자도생,’ 지금 이 순간을 즐기는 지극히 현재지향적인 ‘욜로 라이프’에 주목하라.
2017년은 정유년(丁酉年) 닭띠 해다. ‘치킨런’은 사전적으로는 ‘울타리를 둘러놓은 닭장’이라는 의미지만, 우리에게는 애니메이션 영화로 널리 알려져 있다.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자 비상의 날개를 펴고 극적으로 울타리를 탈출한 영화 〈치킨런〉의 주인공들처럼 철조망 울타리에 갇힌 것 같이 정체와 혼돈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대한민국이 2017년에는 새롭게 비상하기를 기원하는 소망을 담았다.
2016 주요 키워드 :
욜로 라이프, B+ 프리미엄, 픽미세대, 캄테크, 영업,
1코노미, 버림, 컨슈머토피아, 경험 is 뭔들, 각자도생
〈꽃보다 청춘〉의 류준열이 혼자 캠핑카를 끌고 아프리카를 여행 중인 한 여성에게 대단하다고 칭찬했더니 그 외국인 여성은 “Yolo!”라고 화답했다.- 지금 이 순간, ‘욜로 라이프’
모나미가 발매 50주년을 기념해 한정판으로 내놓은 2만 원짜리 153볼펜이 품절되자 한 중고 사이트에서 볼펜 가격이 33만 9천 원까지 치솟았다.- 새로운 B+ 프리미엄
야쿠르트 아줌마를 찾아주는 앱의 이용이 부쩍 늘면서 젊은층 사이에서 아줌마 찾는 것이 놀이가 되고 SNS 인증샷까지 올라오고 있다.- 영업의 시대가 온다
1+1, 2+1 행사를 하는 냉장식품 구매 시 일부만 가져가고 나머지는 기한 내 전국 GS25 매장 냉장고 어디에서나 가져갈 수 있는 GS25의 ‘나만의 냉장고’ 앱을 다운로드한 사람이 200만 명이 넘었다.- 버려야 산다, 바이바이 센세이션
웬만해선 꿈쩍도 하지 않는 미국인들이 포켓몬GO 게임을 위해 걸어 다닌 총 걸음수가 1,440억 걸음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구에서 달을 143회 왕복하는 거리와 같다.- 경험 is 뭔들
이화여대 사태 때 대학본관을 점거했던 학생들이 불렀던 노래는 과거의 ‘운동권 가요’가 아니라 걸그룹 소녀시대의 ‘다시 만난 세계’였다.- 나는 ‘픽미세대’
2016년 추석날 어느 고속버스 기사가 차?Ⅸ?구하지 못한 군인에게 무료로 버스 안내양 자리를 내줬다는 미담이 “군인을 공짜로 차에 태워주는 것은 ‘여혐(여성혐오)’이라는” 비난을 받았다.- 각자도생의 시대
『트렌드 코리아 2017』의 10대 소비트렌드를 설명하기에 앞서 지금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소비의 진풍경 몇 가지를 소개했다. 이렇게 소비는 다양한 형태로 나타나고 사람들은 저마다 자기의 생각을 거침없이 쏟아낸다. 이 거대한 모자이크가 만들어내는 그림은 과연 어떤 것일까?
‘퍼펙트 스톰’이 몰려온다
누구나 예상하듯이 2017년은 한국에게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이다. 저자인 김난도 교수는 이를 두고 “퍼펙트 스톰이 몰려오고 있는데 엔진이 고장 난 조각배에 선장도 구명정도 보이지 않는 형국”이라고 표현했다. 지난 3년 동안 해마다 경기침체와 글로벌 위기를 언급하지 않은 적이 없었으나 그래도 내심 한국 경제의 펀더멘털(fundamental)에 대한 믿음이 있었다. 그러나 철강, 자동차, 조선, 통신기기 등의 주력 품목이 흔들리고 설상가상으로 자연재해까지 겹치면서 위기의 파고는 점점 높아지고 여기저기 비상벨이 울리고 있다. 이렇게 한치 앞도 내다보기 힘든 짙은 안개 속에서도 기업들은 높은 파고를 넘어 항해를 계속해야만 한다. 이들에게 길이 되어줄 불빛은 어디에서 찾을 수 있을까?
‘각자도생’과 ‘욜로 라이프’를 오고가다
거센 파고는 소비의 모습에서도 여지없이 반영될 것이다. 이 시점에서 『트렌드 코리아 2017』이 가장 주목하고 있는 키워드가 ‘욜로 라이프’와 ‘각자도생’이다. 어쩌면 이 두 키워드는 동일한 현실 자각을 기반으로 한 트렌드의 양면이라고도 볼 수 있다. 믿을 건 나밖에 없는 세상. 국가도 사회도 가족도 나를 보호해줄 수 없고, 어떻게든 혼자 살아남아야 하는 ‘각자도생’의 절박한 심정이 지극히 현재지향적인 소비의 모습인 ‘욜로 라이프’로 나타난다는 것이다. 지금 이 순간에 충실한 소비를 지향하는 욜로 라이프를 가장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이들은 이른바 ‘픽미세대’로 불리우는 20대 젊은층이다. 뽑혀야 살아남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으로 대변되는 픽미세대는 소비 패러다임을 바꾸는 주역인 동시에 사회변화의 중심 세력으로서, 대선을 앞둔 2017년 가장 주목받는 연령층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각자도생하는 픽미세대는 결국 1인 가구로 귀속될 가능성이 높으며 이들은 혼자 모??것을 해결하는 얼로너(aloner)의 모습을 띠게 될 것이다. 소비시장의 새로운 파워컨슈머인 이들의 모습을 ‘1코노미’ 키워드에서 살펴본다. 이들에게 뭔가를 소유하는 것은 거추장스러운 일일 뿐이다. 소유보다는 공유, 그보다는 경험을 더 중요시하는 요즘 사람들의 모습을 ‘경험 is 뭔들’ 키워드에 담았다. 소유에 구속되지 않으려는 트렌드는 미니멀리즘과 반反물질주의로 나타나며 여기서 더 나아가 버리는 데서 만족을 느끼는 단계로 발전한다. 하지만 그 버리는 것이 과연 버리는 것에서 끝나는 것일까? 오히려 빈자리를 새로 채우기 위한 수단이 되는 것은 아닐까? ‘버려야 산다, 바이바이 센세이션’ 키워드는 바로 이 역설적이고 이중적인 소비자들의 심리를 들여다본다. 소비자를 배려하되 드러나지 않아야 한다는 보이지 않는 배려기술, ‘캄테크’, 소비자의 요구를 즉각적으로 반영할 수 있는 플랫폼 기술의 진보를 통해 가능해진 ‘소비자가 만드는 수요중심시장’은 최근 급속히 발전하고 있는 기술을 토대로 한 소비 트렌드다. 한편 모든 것이 한 번의 클릭이나 터치로 이루어지는 이 첨단기술 시대에 오히려 면대면 영업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영업의 시대가 온다’ 키?層若?보다 과학화되고 체계화된 새로운 영업활동으로 진실의 순간(moment of truth)을 만드는 전략을 살펴본다. 마지막으로 ‘새로운 프리미엄 B+’는 전년도 키워드인 ‘가성비’와 ‘플랜Z’ 정신으로 무장한 소비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브랜드의 새로운 전략이다. 평범한 대중 제품에 가치를 더함으로써 소비자가 그 프리미엄에 대한 가격을 납득하고 인정하게 만드는 것을 말한다.
비상의 날개를 펴야 할 때
2017년의 10대 소비트렌드 키워드인 ‘CHICKEN RUN’은 정말 묘하게도 현재의 우리 상황을 대변하고 있는 듯하다. 애니메이션 영화 〈치킨런〉을 본 분들이라면 다 아시겠지만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한 닭들은 ‘닭은 원래 날지 못한다’는 고정관념을 깨고 날아서 울타리 밖으로 탈출했다. ‘치킨런’은 닭을 가두는 철망 혹은 울타리라는 뜻이다. 혼돈과 정체 속에 우리를 가두고 있는 이 울타리를 과연 벗어날 수 있을 것인가? 대한민국, 비상의 날개를 펴야 할 때다.
이와 함께 전년도에 이어 한 해 동안 대한민국 소비자를 열광시킨 10대 트렌드 상품을 선정해 그 배경 트렌드와 시사점을 제공한다. 2016년 트렌드를 가장 잘 반영한 10대 트렌드 상품은 다음과 같다.
『트렌드 코리아』선정, 2016년 10대 트렌드상품 (가나다 순)
간편식
?1인 가구 라이프스타일의 확산
?외식보다 저렴한 가격과 외식에 대한 거부감 감소
노케미족
?각종 화학제품에 대한 불안감 상승
?개인 차원에서의 해결책 모색
?DIY 시장의 확대
메신저 캐릭터
?일상에 자리 잡은 캐릭터와 이모티콘
?불안한 사회에서 위로받고 싶은 심리
?텍스트보다 그림·사진·영상으로 표현하는 모바일 세대의 커뮤니케이션 방식
?관광상품으로서의 캐릭터 상품
부산행
?잦은 재난·질병·사고에 대한 두려움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대한 풍자와 비판
아재
?공감, 소통의 대상으로서의 기성세대
?소비문화에 주류로 등장하는 중년 남성
O2O앱
?공급자와 소비자를 간편하게 이어주는 네트워킹의 확산
?1~2인 가구와 맞벌이 가구의 증가
?전화보다 클릭이 편한 모바일 세대의 쇼핑방식
저가음료
?가성비를 추구하는 소비자 전략
?적정가격과 최적화된 품질 제고
태양의 후예
?현실의 복잡한 문제를 다 잊게 해주는 멜로 장르의 힘
?자기 주관이 확실한 여성 캐릭터
?직업적 소명의식이 투철한 주인공들에게 느끼는 감동
??페이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가는 지갑(편리성)
?모바일 간편결제가 성장할 수 있는 정책적 환경의 조성
힙합
?직설적 표현방식을 통해 타인의 시선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현대인의 대리만족
?라이프스타일로서의 스트리트 문화 확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