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 거야 - 작고 찬란한 현미경 속 나의 우주

쓸모없는 것들이 우리를 구할 거야 - 작고 찬란한 현미경 속 나의 우주

저자
김준 지음
출판사
웅진지식하우스
출판일
2021-08-27
등록일
2021-08-27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44MB
공급사
알라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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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장류진, 리베카 솔닛, 지아 톨렌티노 강력 추천
〈뉴욕 타임스〉〈워싱턴 포스트〉〈포브스〉〈포춘〉 등
30여 매체가 2020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화제의 논픽션

〈뉴요커〉 컨트리뷰터이자 전 테크 업계 종사자가 쓴
실리콘 밸리 스타트업 붐에 관한 가장 생생한 기록

“이제껏 보아온 실리콘 밸리 서사와는 전혀 다른 결을 가진 책.” - 〈애틀랜틱〉
“우리가 들여다보기 두려워했던 것들을 계속해서 꺼내 보인다.” - 〈뉴욕 타임스〉
“실리콘 밸리의 ‘진짜 삶’에 관심이 있다면 이 책을 거부하기 어려울 것이다.”
- 〈퍼블리셔스 위클리〉

출판계를 떠나 실리콘 밸리로 이직한 밀레니얼 여성,
스타트업 문화와 그곳의 삶을 내부자의 눈으로 들여다보다


2008년 금융 위기 이후 실리콘 밸리는 밀레니얼 청년들에게 21세기의 골드러시 타운이자 새로운 아메리칸 드림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 양적 완화에 따른 유동성 증대는 그 속도를 부추겼다. 유니콘 기업이 급속도로 늘어나고, 20대 CEO가 수백만 달러를 투자받고, 샌프란시스코가 테크인들의 놀이터로 변모해갔다. 수많은 젊은이들이 여느 업계보다 월등히 높은 수준의 연봉과 주거 환경, 보험 혜택을 좇아 그곳으로 몰려들었다. 애나 위너도 그들 중 하나였다. 위너는 뉴욕의 출판계에서 자부심을 갖고 일했지만 저임금 노동이 암시하는 미래는 결코 밝아 보이지 않았다. 그렇게 그는 더 나은 미래를 약속하는 실리콘 밸리, 그중에서도 젊음과 기회의 땅인 스타트업계에 발을 들였다.

위너는 스타트업 붐이 지속되던 2010년대 중반 이후 실리콘 밸리에서의 삶과 그곳의 문화, 테크인들이 뒤바꾼 도시 풍경 등을 섬세하고 재치 있는 문체로 흥미진진하게 그려간다. 데이터 분석 스타트업과 오픈소스 소프트웨어 스타트업에서 비개발자로 일하며 바라본 실리콘 밸리는, 당연하게도 금광처럼 번쩍이기만 한 곳은 아니었다. 그곳은 진보와 자율을 미덕으로 내세우지만 실은 능력주의와 효율성 페티시로 점철된 후기 자본주의의 소굴이자, 성공주의에 대한 집착과 내재된 불평등으로 분열과 혼란이 들끓는 곳이기도 했다. 그리고 규제받지 않는 감시 산업, 은밀히 자행되는 성차별과 여성 혐오, 가속화하는 권력 등은 스스로를 세계의 구원자라고 선언한 실리콘 밸리가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골칫거리로도 작동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월 스트리트에 필적하는 부와 권력의 중심지가 되어가는 동안 실리콘 밸리의 내부 문화는 더욱 노골적으로 변해갔다. 노트북만 들고 세계 곳곳을 떠돌며 일하는 근무 방식과, 사무실의 빈백 소파와 공짜 간식, 맥주가 든 냉장고와 탁구대는 어느새 이상적인 근무 환경처럼 인식되었다. 남자들 간의 동지애와 회사를 향한 충성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다. 엑싯(exit)만을 염두에 둔 성공주의는 업계를 지배하는 시대정신이 되었다. 일과 삶이 분리되지 않는 데서 오는 노동의 신성화와, 언제 일을 그만두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이 동시에 증폭되었다. 사회 풍자의 목적으로 만들어졌으나 그 풍자의 대상인 업계가 누구보다 진지하게 받아들인 단어인 ‘능력주의’는 그러한 동력에 힘을 실었다. 자신을 언더독이라 여기는 젊은 부자들과 본인의 능력만으로 성공했다고 믿는 이들이 떠받드는 그 신념은, 모든 담론을 말끔히 정리했고 기울어진 운동장에 대한 죄책감을 삭제했다.

실리콘 밸리에서 목격한 언캐니 밸리,
그 기이한 풍경과 테크 노동자로 일한다는 것에 대하여


책은 위너가 미국 문예 잡지 〈n+1〉에 기고한 한 편의 에세이에서 시작되었다. 실리콘 밸리의 기이한 면면에 대해 쓴 그 글은 삽시간에 유명해져 2주 만에 사이트가 다운되었고 더 많은 이야기를 요청하는 문의가 쇄도했다. 실리콘 밸리에 관한 담론이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상황에서 그 글이 사람들의 열광을 불러일으켰던 이유는, 위너가 단지 자신의 경험을 전시하는 것을 넘어 개인적이면서도 보편적인 시대적·세대적 고민을 스스럼없이 녹여냈기 때문이었다. 한층 깊이 있고 다채로운 내용이 담긴 단행본 《언캐니 밸리》를 통해 애나 위너는 실리콘 밸리에 만연한 자본주의적 모순과 그 안에 놓인 지식 노동자로서의 모순을 끊임없이 관찰하고 사유한다. 더불어 자신이 받은 기이한(uncanny) 감정들을 진솔하게 꺼내 보임으로써 업계를 관망하는 역할에 그치지 않고 시스템 속 개개인이 깨닫고 성장할 가능성에 대해서도 탐색한다.

‘언캐니 밸리(uncanny valley)’는 인간을 닮아가는 로봇에 대한 우리의 감정이 호감에서 비호감으로 급격히 하락하는 지점을 가리키는 용어다. 실리콘 밸리에서 위너가 경험한 ‘언캐니 밸리’는 여기저기에 산재해 있었다. 그는 스스로가 쓸모 있다는 감각이 단순히 높은 연봉과 혁신적인 기업 문화, 새로운 삶에 눈 뜨게 해주는 플랫폼들로 충족되지 않음을 깨달았다. 테크 회사에서 비개발자로 일하며 느끼는 박탈감과, 자신이 제공하는 서비스가 사회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일 또한 괴로움을 유발했다. 인터넷 세계에서 쏟아지는 잘못된 정보와 타인의 잡다한 말들은 서로 뒤섞이며 더 많은 무의미를 창출했다. 본래 비주류의 도시였던 샌프란시스코는 부동산 투기꾼들의 식탁으로 변했고, 출퇴근길에 노숙자 무리를 우아하게 피해 다니는 사람들의 모습은 지극히 자연스러운 광경이 되었다.

일하는 삶 자체에 대한 고민도 혼돈을 유발했다. 위너는 디지털 산업에서 미래를 보았고 그래서 스타트업에 입사해 열성적으로 일했지만, 차츰 자신이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감각을 잃어갔다. 테크 업계의 중심부에서 발견한 부조리와 과잉, 그 밖의 기이한 모습들은 위너를 자연스레 성찰과 자성의 길로 이끌었다. 실리콘 밸리는 자신이 건설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목가적 미래를 포기함으로써 더더욱 풍요로워져갔으나, 막상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은 불안과 보상 심리만을 키워갔다. 그와 함께 자본주의에 대한 비판 의식이 테크인들 사이에서 자라났다. 의지할 데라고는 자사 주식과 스톡옵션뿐인 삶에 대한 회의도 늘어갔다. 다만 그 어느 쪽으로도 확실한 방향 전환은 일어날 것처럼 보이지 않았다.

현재의 실리콘 밸리는 정말로 우리 미래의 황금빛 대안인가
세계의 설계자들과 디지털 산업에 관한 해부학적 분석과 질문들


이 책의 가장 큰 성취 중 하나는 실리콘 밸리를 이끌어가는 세계의 설계자들과 스크린 너머에 존재하는 사람들, 예컨대 CEO와 벤처 캐피탈리스트, 개발자와 비개발자 들의 정신세계를 현미경으로 관찰하듯 근접하여 기록해냈다는 점이다. 《언캐니 밸리》를 2020년 최고의 책 10권(논픽션 5권) 중 하나로 꼽은 〈뉴욕 타임스〉 북리뷰 팀은 이와 관련해 다음과 같이 논평했다. “이 책의 진정한 강점은, 모든 층위에서 새로운 초현실성을 요새화해온 실리콘 밸리의 복잡한 동기와 결과들에 대해 매우 세심하게 해부학적 분석을 감행한다는 것이다.” 애나 위너는 자신이 들여다본 업계 사람들의 실정을 애써 객관화하기보다 직접 체득한 개인 서사를 통해 신랄한 언어로 담아낸다. 그리하여 우리가 안다고 생각했던 세계의 보이지 않던 구석, 보고 싶어도 볼 수 없었던 이들의 정신세계를 최대한 드러내 보인다.

넷플릭스 창업자 리드 헤이스팅스는 “우리에겐 절차보다 사람을 소중히 여기고, 능률보다 혁신을 강조하며, 통제를 최대한 자제하는 문화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자율’과 ‘책임’의 문화는 오늘날 다수의 스타트업과 테크 기업이 추구하는 신념이자 경영 철학이 되었다. 여기저기서 규제와 통제를 없애 혁신적 발상과 유연한 사고를 유도해야 한다고 말하고, 틀을 깨는 수평적 업무 관계가 업계를 건강하게 만든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로 그렇게 되었을까? 그렇게 되어가고 있을까? 그러한 행동 양식의 뒤편에는 무엇이 있을까? 실리콘 밸리 사람들은 실제로 어떤 생각을 하며 일하고 있을까? 이 책은 이러한 물음에 대한 일각의 답변인 동시에, 한층 확대된 버전의 새로운 물음이기도 하다.

근래 한국은 유례없는 스타트업 붐을 맞이하고 있다. 스타트업 전쟁의 시대라 불릴 만큼 치열하게 생태계를 구축해가고 있다. 세계적으로도 자본주의의 첨병 역할을 테크 기업들이 맡아가는 추세다. 그러나 테크 업계는 생산 수단에 대한 막강한 통제력과 복잡한 내적 논리로 스스로의 부족함을 정당화해온 측면이 있을뿐더러, 그것의 쓰라린 징후 및 결과가 시간이 흐를수록 수면 밖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러한 점에서 실리콘 밸리에 관한 내밀한 예증과 분석을 담은 《언캐니 밸리》는 지금껏 우리가 묵과해온, 그리고 앞으로 우리가 경계해야 할 문제들을 짚어보는 적절한 계기가 될 것이다. 조금씩 열려가는 미래의 문을 통해 희망과 악몽을 먼저 엿본 자가 펼쳐 보이는 이 실리콘 밸리의 초상은, 이미 우리에게 가장 필요한 답변과 질문 들로 가득하다.

■ 《언캐니 밸리》를 2020 올해의 책으로 선정한 매체들(2020년 12월 기준)
〈The New York Times〉〈The Washington Post〉〈The Atlantic〉〈NPR〉〈The Los Angeles Times〉〈The Times〉〈The Boston Globe〉〈Forbes〉〈Fortune〉〈Amazon〉〈Chicago Tribune〉〈Vox〉〈Jezebel〉〈Vogue〉〈Teen Vogue〉〈Esquire〉〈ELLE〉〈Glamour〉〈The A.V. Club〉〈Parade〉〈PopMatters〉〈The Alternative〉〈OneZero〉〈Apartment Therapy〉〈Good Housekeeping〉〈Electric Literature〉〈Self〉〈The Week〉〈The Strategist〉〈Brain Sharper〉〈BookPage〉〈Indie Next〉〈Town & Count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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