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오늘도 너무 잘 샀잖아 - 확고한 기준으로 가치를 소비하는 이 시대의 생활비법
쇼핑의 묘미는 늘 사소한 이유에서 극대화되는 법
매일 오늘 치 행복을 삽니다
돈을 물 쓰듯이 쓰고, 글을 돈 쓰듯이 쓰는 작가의 ‘쓰기’ 생활은 우리를 경탄과 경악 사이를 오가게 한다. 한 번도 산 걸 후회한 적 없다는, 소비에는 언제나 진심인 작가는 사회적 거리두기를 지키면서 집과 회사를 오가지만 소비에 열을 올리지 않은 적이 없다. 즉 자타 공인 소비요정답게, “완전 거저잖아!”를 연발하며 물건을 사는 일에 거리낌이 없다.
회사에서는 매일 택배를 받는다. 동료들은 혀를 쯧쯧 차지만, 작가는 타인의 시선쯤이야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이런 단단한 마음가짐은 우리도 본받아야 한다). 물건을 고르는 데도 철학이 있다는데, 우선 ‘어차피 살 거면 빨리 사자’가 기본 옵션이다. ‘굳이?’라는 생각까지 들게 하지만 누구나 가지고 있는 물건을 정가보다 더 싸게 사는 일도, 천 원짜리 스테인리스 빨대보다 배송비가 더 비싸면 남들을 꼬셔 공동구매하는 일도 작가에게는 신념과 같다.
어제도 샀고, 오늘도 사고, 내일도 살 거라지만 사는 행위에는 늘 진심과 이유가 있다. 승진한 기념으로 산 코트도, 친구를 위로하려고 보낸 기프티콘도, 아빠의 저녁 식사를 위해 싸 들고 간 왕만두도 마음을 쓰다듬고자 산 것들이다. 살아가는 건 거창한 게 아니라서, 이런 사소한 소비로도 오늘 치 행복을 누릴 수 있다. 어쩌면 소비는 사람과 사람 사이를 연결해 주는, 말 대신 감정을 표현해 주는 통로일지도 모른다.
“시간이든 돈이든 글이든 모으는 것보다 일단 쓰는 게 좋다. 돈으로 살 수 있는 행복은 바로 산다. 오늘의 행복을 아껴서 내일 좀 더 행복한 것은 싫다.” 얼핏 단순하고 대책 없게 들리는 이 작가의 말은 우리가 오늘을 살아가고 물건을 사는 것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게 한다.
* 자기 키만큼의 월급을 받으며 소비에는 언제나 진심인 작가의 책을 바탕으로 쓴 글입니다.
소비의 재미는 그것을 타인과 나누는 것
슬픔은 나누면 반, 즐거움은 나누면 두 배
“사는 게 지루하고 무기력할 때, 더 이상 내일이 궁금하지 않을 때 불현듯 돈을 쓰기 시작했다.” 삶이 재미없어서 돈을 쓰기 시작했다는 작가 안희진은 이제 당일 배송의 중요성을 설파하고 있다. 물건을 사는 데 배송 문제를 빼먹을 수 없다는 작가의 말을 듣다 보면 고개를 자연스레 끄덕끄덕하게 된다.
작가에게는 매주 일요일 밤이면 치르는 행사가 있다. 물건을 장바구니에 담는 것으로 출근하기 싫은 마음을 위로하는 것. 장바구니에 담긴 물건들은 월요일 출근길에 탈락의 고배를 마시고, 최종 합격자만이 배송당하는 혜택을 누린다. 쇼핑에 중요한 것은 질보다 배송이다. 작가는 이 원칙을 준수하며 살아간다. 작가만의 확고한 철학은 우리를 당혹시키지만, 그게 귀엽기도 하고 수긍이 가기도 한다. 묘하게 설득당하고 만다.
뚜렷한 기준으로 소비하는 것은 삶을 조밀하게 꾸려나가는 일이다. 이 일상의 소비에서 우리는 계획을 세우고, 취향을 확립하고, 즐거움을 채운다. 소비의 시작으로 작가는 사는 게 지루하지도, 무기력하지도 않은 일상을 얻었다.
작가에게는 쇼핑만큼 좋아하는 것이 있다. 바로 남 쇼핑 시키기다. 자발적 퍼스널 쇼퍼의 삶을 놓치지 않는다. 나에게 잘 맞는 화장품 토너는 남에게도 추천하고 싶고, 친구에게 어울릴 거 같은 잠옷세트는 링크를 보내서라도 사게 하고 싶다. “슬픔은 나누면 반이 되고 행복은 나누면 두 배가 된다는 말은 쇼핑에도 당연히 적용된다.” 작은 소비로 남에게 행복을 전파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을 작가의 ‘오지랖’에서 우리는 당일 배송처럼 느낄 수 있다.
* 상품 상세정보: 《미친, 오늘도 너무 잘 샀잖아》는 잘 사고자(살아가고자) 하는 사람들을 위한 이야기다. 제목의 ‘미친’은 감탄사이고, ‘오늘도 너무 잘 샀잖아’는 오늘 하루도 알차게 마무리한 나에게 보내는 말이다.
누군가를 위로하는 적당한 방법
사야만 하고 해야만 하는 순간들을
놓치지 않는 것
마음이 삐걱대고 쪼글쪼글한 날에는 타인이 주는 말 한마디가 때로는 큰 위로가 된다. 누구에게나 위로받고 위로를 준 순간들이 있을 것이다. 작가는 이 순간들을 되짚어 보면 자신도 어느새 어른이 된 거 같은 느낌을 받는다고 한다. 물론 위로를 주는 데 더 많은 실패를 겪었지만.
수능을 망친 언니를 위로하려고 산 사탕은 결국 본인의 입으로 들어갔다. 언니는 사실 단것을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었다. 실패. 친구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식을 듣고 급히 장례식장에 가 눈물을 뚝뚝 흘렸는데, 식사 자리에서 친구들이 웃고 떠드는 모습을 보았다. 자신만 오히려 더 친구를 슬프게 한 것 같았다. 실패 아닌 실패.
어느새 서른이 된 작가는 이제 조금은 위로하는 적당한 법을 안다고 한다. 응원과 기원의 마음을 담아 지인이 좋아하는 타르트를 선물하고, 부담스럽지 않도록 감정이 앞서가지 않도록 말과 행동도 조심히 한다. 이리저리 위로의 적정선을 가늠하면서 마음을 보듬는 데 열과 성을 다하는 작가는 오늘도 타인을 위로하기 위해 적당한 선물을 고른다.
“가끔은 마음에 안 드는 사람 이야기를 글로 쓰고, 가끔은 바디워시에 대해 글을 쓴다.” 돈을 쓰고 다닌 덕에 글을 쓴다는 작가는 일상을 자신의 색깔을 입혀 쓸 줄 아는 사람이다. 돈을 쓰면 신이 나서 글을 쓰게 되고, 글을 쓰면 이상한 자신감이 솟아나서 돈을 쓰게 된다고 한다. 이게 바로 선순환이 아닐까?
작가는 이 책의 에필로그를 잘 쓰기 위해 고가의 노트북을 샀다. 그것도 12개월 할부로. 그리고 카드값을 갚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겠다고 다짐한다. 일상을 돌아가게 하는 것은 사야만 하고 해야만 하는 순간들일지도 모른다. 조금이나마 살아가는 데 힘을 내었으면 좋겠다는 작가의 마음이 이 책에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
* 배송시 요청사항: 소중한 시간과 돈을 소비해서 이 책을 산 독자님들이 해시태그 많이 걸어주고, 입소문 내주기를 바라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