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속의 은둔자 - 완벽하게 자기 자신에게 진실한 사람
“『월든』을 쓴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진정한 은둔자’가 아닙니다.” 나이트가 말했다.
미국판 로빈슨 크루소 크리스토퍼 나이트,
수줍음 많고 똑똑했던 스무 살 청년이
숲으로 잠적한 까닭은?
“스스로 목숨을 끊지만 않았을 뿐, 세상에 존재하기를 중단하다!”
고독과 야생에 대한 명상이자,
자기 방식대로 살기 위해 벌인 분투기!
전설적인 숲속의 은둔자를 찾고자 하는,
메인 주민들의 기상천외한 전쟁이 시작됐다!
시끄러운 세상 속에서 자기 자신만의
삶의 의미를 찾으려 했던, 한 인간의 역사
세상에 존재하지 않길 바라나, 죽음보다는 은둔을 택한 사나이
그가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최후의 방법은?
지난 2013년 4월 4일, 이른바 ‘미국판 로빈슨 크루소’라 불리는 크리스토퍼 나이트가 체포됐다. 그는 무려 27년 동안 미국 메인 주의 노드 숲속에서 은둔 생활을 하면서 인근 야영장에 내려가 사람들의 물건을 훔치는 등 1,080건의 절도 행각을 저질러왔다.
(한국관련기사_http://news.mt.co.kr/mtview.php?no=2013041115321563551&outlink=1&ref=https%3A%2F%2Fsearch.naver.com 참조)
1986년 컴퓨터 기술자를 꿈꾸던 얼리어답터, 번듯한 직업도 있고 똑똑했던 스무 살 청년이 갑자기 아무런 이유 없이 바깥세상과 연락을 끊고는 숲속에 들어가 혼자 생활하기 시작한 까닭은 무엇일까? 오직 길을 잃는 것이 목적이었던 그는 생존을 위해 한 해에 40회에 걸쳐 식료품을 훔쳤다. 캠프장의 물건이 사라지면서 오랫동안 인근 마을 주민들 사이에서는 근처 연못의 이름을 따서 ‘노스 폰드(North Pond)의 은둔자’라는 인물에 대한 괴담이 떠돌았다. 지역사회에 불안을 심어주는 인물로 떠오르게 된 것이다.
마침내 나이트의 기나긴 절도 행각은 캠프장 안에 설치된 감시카메라로 인해 덜미를 잡히고 만다.
캠핑과 독서는 인생의 큰 즐거움… 은둔자, 이 두 가지를
동시에 할 수 있었으니, 얼마나 근사한 삶이었을까?
이러한 기사를 접한 기자 마이클 핀클은 크리스토퍼 나이트에 대해 호기심이 발동했다. 자신과 연배도 비슷한데다 숲과 야영을 좋아하고, 독서를 즐겨하는 자신의 성향과 비슷한 나이트를 동경하게 된 것이다. 이에 핀클은 나이트에게 「편지」를 보내기 시작했고, 그에게서 「답신」을 받으면서 관계가 형성된다. 핀클은 나이트를 취재하기 위해 감옥에서의 면담은 물론, 재판정 취재, 노스 폰드에 있는 그의 야영장을 수차례 답사했다. 뿐만 아니라, 야영장 인근 주민, 나이트를 상담한 정신과 의사, 변호사, 경찰, 가족에 이르기까지 총 140명 이상을 인터뷰했다.
이 과정에서 두 사람은 일을 넘어, 서로를 가장 잘 이해하는 관계로 발전, 우정을 나누게 된다. 숲에 있어야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혼자 있는 것이 가장 편한 나이트. 그런 그를 지역사회와 법원에서는 정신병자 취급을 하며 억지로 가정과 사회로 섞이게 하려 했으니, 무리한 요구였다.
그리하여 나이트는 자신이 제자리에 있다는 소속감을 느끼게 해준 지구상 유일한 장소인 숲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하지만 그러자면 감옥에서 7년을 보내야 하는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그는 자신의 마지막 소망인 자연으로 사라지는 게 불가능해지자, 스스로 세상에 녹아들어 없어지기를 바랐다. 마침내 정신적인 교감을 나누던 핀클과의 교제도 거부하고 만다. 결국 마지막 나이트의「편지」에서 삶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본 핀클은 그를 그대로 놔두기로 한다.
속세를 떠나 숲으로 들어간 은자, 지혜의 원천으로 여겨져
『월든』의 저자 소로, 파티 열며 도시인과 어울렸으므로 진정한 은둔자 아냐
예로부터 은둔자는 ‘인생의 위대한 수수께끼에 대한 답을 제시하는 지혜의 원천’으로 여겨졌다. 예수, 싯다르타, 무함마드, 다윈, 에디슨, 에밀리 브론테, 반 고흐, 플래너리 오코너, 멜빌, 소로 등 실존했던 역사적 인물 중 은둔자인 동시에 작가, 화가, 철학자, 과학자였던 이들의 이름은 끝도 없다. 이들은 한결같이 ‘절대적으로 홀로 있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위대한 업적을 남기자면 고독을 두려워해서는 안 되는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관계장애를 겪으면서도 공적으로 이루어낸 업적은 많은 것이다.
최근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던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 등 사회성이 부족해 가족을 등지고, 학교나 회사도 그만두는 사람이 늘고 있다. 즉 혼자 있는 것이 편한 것이다. 도시의 소음이나 정신없는 일상에 염증을 느껴 자발적인 고립을 스스로 선택해 세상을 등지는 경우도 많다. 주말마다 캠핑을 즐기는 경우도 여기에 해당된다. 오죽하면 ‘멍 때리기 대회’라는 것도 개최되겠는가? 소음에 피로해 적막을 즐기고자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는 현실이다.
이 책은 사회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고립된 은둔자에 대한 단순한 취재기가 아니다. 고독, 야생, 생존에 대한 명상기이자, 과연 어떤 삶이 좋은 삶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하고 있다. 오직 자신만을 위해 살기로 결심한 한 사람에 대한 깊은 감동의 메시지를 담은 책이다. 내향적인 성격이라 관계에 지쳐 있는 현대인이라면 늘 동경하는 숲속 생활을 영위하기 위한 방법 제시에서부터 두 남자의 진솔한 정신적 교류에 이르기까지, 일상에서 일탈하고자 하는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자신의 삶을 성찰할 기회로 읽어볼 만하다.
바야흐로 캠핑하기 좋은 계절 가을, 진정한 은둔자 크리스토퍼 나이트의 발자취를 찾아 독서의 세계로 흠뻑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언론사 노출 url 모음
숲에서 27년간 홀로 생활한 ‘숲의 은신자’ CCTV포착 (세계일보)
http://www.segye.com/newsView/20170420002784
스무살 청년은 왜 숲으로 들어가 27년 동안 나오지 않았을까 (연합뉴스)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7/04/14/0200000000AKR20170414081900072.HTML?input=1195m
미국판 로빈슨 크루소, 27년간 은둔생활 ‘충격’ (중앙일보)
https://news.joins.com/article/11203840
스무 살에 직장 그만두고 27년간 숲에서 혼자산 남자(동아일보)
http://soda.donga.com/3/all/37/87326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