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적 사랑의 박물관
세계적인 행위예술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에게서 영감을 받아 쓴 ‘예술’, ‘사랑’, ‘슬픔’, ‘인생’에 대한 따듯한 명상 같은 소설 『현대적 사랑의 박물관』이 출간되었다. 『현대적 사랑의 박물관』은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오스트레일리아 작가 헤더 로즈의 장편소설로, 작가는 이미 수백 년 전부터 글의 소재로 사랑받아온 ‘예술’과 ‘사랑’이란 보편적인 주제를 흥미로운 인물들과 예술에 대한 날카로운 통찰을 통해 시적이면서도 사려 깊고 감동적으로 담아냈다. 소설은 마리나 아브라모비치가 2010년 MoMA에서 했던 유명한 행위예술 공연 [예술가와 마주하다]를 중심으로, 영화음악 작곡가 아키 레빈이 예술을 통해 삶의 위기를 극복해나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아키 레빈을 중심으로 한 여러 인물의 인생 이야기와 아브라모비치를 중심으로 한 예술 이야기는 소설 내내 교차하며 ‘예술이란 무엇인가?’, ‘우리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건넨다. 『현대적 사랑의 박물관』은 2017년 한 해 동안 스텔라상, NSW 프리미어스상, 마거릿 스콧상을 수상했고, 오스트레일리아 문학 연구회 금메달 최종 후보와 퀸즐랜드 대학교 소설상 최종 후보에 올랐으며, 2018년 12월에는 아마존 선정 최고의 책에 꼽히기도 했다. 작가 헤더 로즈는 실제로 2010년 뉴욕 MoMA에서 [예술가와 마주하다] 공연을 관람했다. 네 번이나 의자에 앉았고, 3주 동안 매일 공연을 지켜봤다. 소설에서 제인이 그랬듯이 관람객들을 인터뷰하고 정보를 모으며, 아브라모비치에게서 영감을 받은 허구의 인물을 창조하려던 계획을 틀어 진짜 아브라모비치를 등장시키자고 마음먹는다. 결국, 매니지먼트를 담당하는 션 켈리 화랑에 편지를 보내 ‘완전한 창작의 자유를 허락한다’는 아브라모비치의 답변을 받는다. 그렇게 해서 아키 레빈이 사랑을 되찾아가는 이야기이자, 뉴욕 예술계에 관한 재미있고 독창적인 이야기이며, 무엇보다 마리나 아브라모비치의 놀라운 삶에 대한 짧은 전기이기도 한 『현대적 사랑의 박물관』이 탄생하게 된다. 하지만 작가가 소설에서 이야기하는 게 단순히 ‘예술’만은 아니다. 광고 회사를 운영하고 세 아이를 키우면서 자투리 시간에만 집필을 할 수 있었던 작가는 자신의 삶 안에 있던 예술을 포착해내어, 여성 예술가로서 살아가는 어려움을 이야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