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적인 그림
무심코 흘러가던 나를 돌아보는 ‘따뜻한 그림 읽기’
“그림은 화가의 내면에서 시작되어 누군가의 마음으로 향한다. 그림은 한 개인의 이야기를 넘어 결국 무한의 세계로 확장된다. 그래서 우리는 한 점의 그림 안에서 문득 나의 모습을 발견한다.”
여러 화가의 잘 알려지지 않은 다양한 그림을 소개하고 글을 써온 우지현 작가의 ‘일상을 다독이는 따뜻한 그림 읽기’. 이 책에서는 특히 화가의 사적인 순간에서 비롯된 그림이 어떻게 우리의 사적인 영역으로 들어와 마음을 흔드는지를 보여준다. 책에 담긴 80여 점의 그림이 무심코 흘러가던 우리 일상에 나지막이 말을 걸며 삶을 긍정하는 마음을 일깨워줄 것이다.
그림, 어느 사적인 순간에 머물다
그림은 화가의 특수한 조건들이 모여 탄생하는 ‘사적인’ 산물이다. 한 점의 그림에는 화가의 마음을 뒤흔들었던 어느 개인적인 순간이 담긴다. 그렇게 화가의 내면에서 시작된 그림 속 이야기는 결국 세상에 가 닿아 누군가의 마음속으로, 또다시 ‘사적인’ 세계로 들어간다.
삶을 따뜻하게 보듬어주는 미술 작품을 소개하고 일상을 위로하는 글을 써온 우지현 작가가 신작을 통해 또다시 새로운 그림 읽기를 독자들에게 선사한다. 이 책에서는 특히 화가의 사적인 순간에서 비롯된 그림이 어떻게 우리의 사적인 영역으로 들어와 마음을 흔드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그림은 화가의 가장 깊은 내면에서 시작되어
다시 누군가의 마음으로 향한다
《나의 사적인 그림》은 여러 매체를 통해 따뜻한 그림 읽기로 호평을 받아온 우지현 작가의 신작이다. ‘글을 쓰는 화가’이자 ‘그림을 그리는 작가’인 그의 글 속에는 언제나 그림과 화가들에 대한 애정이 담겨 있다.
하지만 작가 자신이 밝혔듯, 이 책은 미술 작품에 대한 감상평을 모은 책이 아니다. 그림에 관한 책이라고 하면 흔히 미술사적으로 의미 있는 작품을 선정해서 올바르게 감상하는 방법을 안내해주는 방식을 생각하기 쉽지만, 《나의 사적인 그림》은 그런 시선으로 그림을 보지 않는다. 그보다는 그림을 감상하는 이의 마음에 더 집중한다. 그래서 이 책에 등장하는 그림들은 유명한 작품 순으로 선정되지 않았다. 그저, 작가의 일상 속에 들어온 그림을 담담하게 독자들과 공유할 뿐이다.
파블로스 사미오스의 그림 「모닝 커피」 속 인물은 빨간 구두를 아무렇게나 벗어놓은 채 창가로 걸어가 밖을 내다보고 있다. 그 뒷모습에서 작가는 ‘한 발짝 물러서기, 그냥 내버려 두기, 훌훌 털어버리기’의 태도를 떠올리고 ‘건강한 체념’에 대해 이야기를 꺼낸다. 해럴드 하비의 그림 「나의 부엌」 속에는 과일바구니를 무릎에 얹은 채 미소를 띠고 앉아 있는 한 사람과 그 옆에 서 있는 다른 한 사람이 등장한다. 이 그림에서 작가는 친구 집에서 경쾌한 도마질 소리에 눈을 뜨던 어느 날과, 친구의 손길이 묻어 있는 ‘거창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지만 마음 따스해지는 공간’을 기억해낸다.
엎드려서 그림 그리기에 열중하고 있는 소녀(조지 반 누필의 「어린 예술가」), 카페에 앉아 있거나(후지타 쓰구하루의 「카페에서」) 샐러드를 만들고 있는 모습(윌리엄 헨리 마겟슨의 「주부」), 정원에서 이야기를 나누는 두 사람(윌리엄 맥그리거 팩스턴의 「대화」), 산책하는 남자(귀스타브 카유보트의 「프티 쥬느빌리에에 있는 리처드 갈로와 그의 개」), 옥상 위에서 바람을 만끽하며 춤을 추고 있는 여자(존 싱어 사전트의 「로지나, 카프리」). 《나의 사적인 그림》은 이렇듯 우리들의 찬란한 일상으로 가득 채워져 있다.
컴퓨터 폴더에, 스마트폰 사진첩에, 서재나 화실 벽면에, 서랍 깊숙한 곳에 아껴두었던 80여 점의 그림과 삶에 대한 단상으로 이루어진 《나의 사적인 그림》. 한 폭의 그림 안에 담긴 가장 사적이고 소중한 한순간이 우리에게 다가와 조용히 말을 건넨다. 그렇게 누군가의 이야기는 나의 이야기가 되어 내 삶 속으로 스며든다.
“그림에 있어 중요한 건 학문보다 애정이고 확신보다 질문이며 논리보다 공감이다. 그림이 있어야 할 곳은 언제나 사람들의 가슴속이다.” (p.19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