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나를 안아줘야 할 시간 - 인생의 중간쯤 왔다면
12만 독자를 감동시킨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
한성희 박사의 두 번째 에세이
이 책은 대한민국 모든 딸들의 오늘을 위로하고 응원해준 《딸에게 보내는 심리학 편지》로 우리 사회를 뜨겁게 달구었던 정신분석 전문의 한성희 박사가 5년 만에 내놓는 두 번째 심리에세이다. 20년 넘게 국립서울병원(현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 일해오다 정년을 10년 앞두고 모두가 부러워하는 안정적인 직장을 떠나 개인 클리닉을 열었던 저자는 36년간 20만 명이 넘는 마음이 아픈 사람들을 치료해왔다.
클리닉이 안정되고 첫 책 출간으로 사회적 명망과 상담의로서의 신뢰가 한층 높아져 있던 2016년 여름, 저자는 잘나가던 클리닉 문을 닫고 홀연히 새로운 삶으로 걸어 들어갔다. 2년 계획으로 뉴욕정신분석연구소로 유학을 떠난 것. 남들은 다 손주를 볼 나이에 한 그의 결정에 주변 사람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독자들을 떠나 있었던 지난 5년간 자신을 한층 견고하게 성장시킨 저자는 이제 막 공부를 마치고 돌아와 또다시 새로운 삶의 단계로 이동할 준비를 하고 있다.
오랜 공백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이 책에 주목할 수밖에 없는 이유는, 이와 같은 그의 행보가 느슨해진 우리들의 삶에 커다란 자극제가 되어주기 때문이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삶이 크게 흔들릴 때마다 나를 단단히 지켜낼 자신만의 무엇을 찾아내는 방법과 함께 나이에 상관없이 계속해서 성장하는 삶에 관해 자신이 몸소 겪으며 깨달은 깊은 통찰의 메시지를 전한다.
여기까지 오느라 지친 나에게 힘을 주는 성장심리학
“넌 지금 멈춰 있는 게 아니야, 더 나은 네가 되어가는 중이야”
매일매일 최선을 다하고 있지만 잘되는 일은 없고 행복은 저 멀리 달아나버린 듯한 느낌, ‘지금껏 열심히 살아왔는데 왜 아무것도 이뤄놓은 게 없을까’ ‘이제 와서 다시 뭘 시작할 수 있을까’ 하는 자괴감에 내 삶이 그 자리에 멈춰버린 듯한 느낌. 인생의 중간쯤에 이르면 이런 감정들이 찾아와 마음을 무겁게 만든다.
한성희 박사는 그동안 수많은 사람들을 치료하는 동안 특히 우울감, 불안감, 무기력감으로 힘들어하는 3,40대를 많이 만나왔다. 이들은 높아진 책임으로 인한 압박감과 기댈 곳이 사라진 막막함으로 힘겨워한다. 그 나이대에 똑같은 심리적 고통을 겪었던 저자는 이런 혼란기는 더 나은 나로 성장하기 위해 누구나 한번은 겪게 되어 있다고 말하며, 자신의 경험과 수많은 상담 사례에 비추어 ‘미들에이지(middle age)를 건너는 현명한 방법’을 제시해준다.
▶무거워진 삶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것은
꿈을 좇던 20대를 지나 서른 중반이 넘어서면 서서히 현실의 삶이 눈에 들어온다. 객관적인 자본과 자원에 근거해 꿈의 소유 가능성을 가늠해야 할 때가 온 것이다. 마음과 달리 현실은 이제 그만 꿈에서 내려와 현실을 바로 볼 것을 요구하니 이 둘의 갭을 줄이는 과정에서 무기력이나 우울증이 마음의 감기처럼 자연스럽게 찾아온다.
한성희 박사는 “서른 중반 이후는 환상에서 벗어나는 첫 번째 시즌”이며, 이때 찾아오는 무기력과 우울증은 “새로운 삶의 단계로 이동하라는 신호이자 앞으로 더 나아가 성장하고자 하는 내적 욕구의 발현”으로 반드시 거치게 되어 있다고 말한다. 저자는 이런 감정을 외면하거나 없애려고 하면 오히려 더 큰 심리적 문제가 발생하므로 직면하고 수용해야만 무거워진 삶에 다시 활기를 가져다줄 긍정적인 힘이 만들어진다고 조언한다.
▶삶이 크게 흔들릴 때마다 나를 단단히 지켜주는 것은
인생은 원래 거창한 것이 아니다. 그런데도 요즘 사람들은 자신이 대단한 존재가 되기를 바라고 그것이 아니면 형편없다고 생각한다. 저자는 이렇게 한꺼번에 큰 성장을 이뤄내려고만 하는 세상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이런 생각 자체가 애초에 잘못된 문제를 푸는 것과 같다고 꼬집는다. 이제 남의 시선은 더 이상 의식하지 말고 자신만의 페이스로 걸으면서 외피뿐만 아니라 내면의 성장도 일궈나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다른 사람, 그리고 외양에만 집중되었던 시선을 나, 그리고 내면으로 돌려놓으라는 것이다.
그러기 위해 쉽게 시도해볼 수 있는 것으로 일주일에 15분씩 꾸준히 할 취미활동을 찾고, 하루 10분이라도 온전히 쉬는 내 시간을 마련하고, 매일 가벼운 운동으로 체력을 관리하는 것 등을 제안한다. 저자는 삶이 크게 흔들릴 때마다 나를 단단히 지켜주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가 지금껏 매일매일 지켜온 ‘보통의 삶’임을 환기시키며 작고도 소중한 행복, 대단하지는 않아도 의미 있는 내일로 우리를 데려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