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걷힌 자리엔
누적 2천만 뷰 화제의 카카오웹툰 『어둠이 걷힌 자리엔』 전격 소설화!
과거와 현재, 미래가 혼재된 도시 경성, 오월중개소를 찾아온 기묘한 존재와 사연들!
격동의 시기인 1900년대의 경성, 골목 한편에 자리한 미술품과 골동품 중개상점인 ‘오월중개소’에는 보통 사람들은 보고 들을 수 없는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중개상 ‘최두겸’이 있다. 그 덕분에 손님을 내쫓는 세화를 가진 찻집 주인, 이승을 떠나지 않는 혼령 고오, 자신이 날려버린 부처를 살려 달라 찾아온 담비 동자, 삼십 년 간 비밀을 간직해온 이야기 들어주는 귀님, 인간을 사랑한 샘물 신 등, 기이한 문제를 겪고 있는 인간을 비롯해 여러 신들과 영물들, 원혼들이 자기의 고민을 해결달라고 오원중개소를 찾는다. 그런 두겸 앞에 어린 시절 자신의 목숨을 살린 존재이자 특별한 능력을 갖도록 만든 특별한 영물 뱀 치조가 인간의 모습으로 찾아와 잃어버린 자신의 조각을 찾을 때까지 도움을 청한다. 그와 동시에 두겸과 치조의 주변에서는 원한 서린 목소리가 제 존재를 드러내기 시작하고, 치조에게는 ‘썩은’ 조각에 대한 소식이 들려오는데….
저자 홍우림은 카카오웹툰 누적 조회수 1억 뷰의 문제작 『묘진전』을 쓰고 그린 젤리빈 작가로, 이 소설은 저자가 카카오웹툰에서 연재한 『어둠이 걷힌 자리엔』을 직접 각색한 작품이다. 웹툰으로 다 표현해내지 못한 인물들의 감정과 이야기를 글을 통해 조금 더 깊이 있게 담아냈으며, 원작에는 없는 이야기 「감기지 않는 눈」을 새롭게 써넣었다.
두루마기, 치마저고리, 양복, 기모노가 뒤섞인 과거와 미래와 현재가, 시대의 아픔과 의지가 혼재된 1900년대의 경성. 안국정(지금의 안국동) 골목 상점가 모퉁이에 위치한 미술품·골동품 중개상점 오월중개소에는 특별한 사람이 있다. 보통 사람들은 보고 들을 수 없는 것들을 보고 들을 수 있는 중개인 최두겸이다. 그 덕분에 기이한 문제로 고민하고 있는 이들이 두겸을 찾아 오월중개소의 문을 두드린다. 반골을 가지고 태어나 원통하게 목숨을 잃고 저승길을 마다한 혼령 고오와 그를 데리고 나타난 토지신, 자기도 모르게 불상의 목을 날려버린 담비 동자, 기묘한 손님과 함께 마을에서 사라져버린 사람을 이야기하는 소녀, 삼십 년 동안 묵혀왔던 비밀을 털어내려는 신, 인간을 사랑하게 되어버린 샘물 등 저마다 기이한 사연을 지닌 인간과 영물, 신들이 찾아와 두겸에게 고민 해결을 청한다.
그러던 어느 밤, 어린 시절 두겸의 목숨을 살리고 두겸에게 특별한 능력을 주었던 영물 뱀, 치조가 사람의 모습을 하고 두겸을 찾아온다. 본래의 제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 번개에 뛰어 들었다가 잃어버린 자신의 조각들을 되찾을 때까지만 도와달라고 부탁한다.
이 책 『어둠이 걷힌 자리엔』 은 카카오웹툰에서 연재되어 누적 조회수 2천만 뷰를 기록한 동명 웹툰을소설로 각색한 작품으로, 원작 웹툰의 작가인 홍우림(젤리빈) 작가가 직접 각색을 맡았다. 그 덕분에 영물 뱀 치조와 최두겸을 둘러싸고 벌어지는 기이한 사건과 그들을 찾아오는 신묘한 존재와 사연들은 깊이와 매력을 더하며 새로운 이야기로 재탄생되었다. 더불어 소설 『어둠이 걷힌 자리엔』에는 원작 웹툰에는 없었던 손님을 내쫓는 세화 이야기(「감기지 않는 눈」)가 서장에 실려 있다.
우리를 둘러싼 어둠이 걷힌 뒤엔 무엇이 남을 것인가?
우리는 그 자리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
최두겸이 어린 시절에 살던 작은 마을에는 ‘귀신 잡아먹는 우물’이 있었다. 사람들은 그곳에 부정 탄 것, 껄끄러운 것, 불편한 것들을 모조리 집어던져 넣음으로써 잊었다. 남편에게 맞고 살던 이웃 누이가 도망쳤을 때 사람들은 누이의 신이 귀신 들렸기 때문이라고 했고, 이 부자네 말더듬이 시종이 죽었을 때에도 그가 쓰던 식칼이 귀신 들렸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들이 맞아 죽고, 괴롭힘 당해 죽었을 때 마을 사람들은 귀신 들린 신발과 식칼을 우물에 던져져 넣고 그들의 죽음과, 그 죽음 뒤의 진실에 눈을 감았다. 두겸의 병든 동생도, 그 우물을 부숴 없애려던 두겸도 발작을 일으키며 마을 사람들에 의해 우물에 던져지고 말았다. 그런 두겸을 살려낸 것이 바로 우물에 봉인되어 있던 영물 뱀 치조였다. 치조 덕분에 생명을 되찾고 특별한 능력까지 생겼지만 보통 사람과는 다른 인생을 살게 된 두겸은 그날 이후 동생의 죽음을 상처로 안고 산다.
소설 속 두겸이 마주치는 사연 속 인물들 역시 마찬가지다. 손이 귀한 집안에 사내아이로 태어났으나 반골을 가졌다는 이유로 없는 사람처럼 살다 여인이 되어버린 혼령 고오, 소작제 개선을 하려다 어이 없이 죽은 사내 조기, 살기 위해 비밀을 간직한 채 마을 사람들을 버리고 도망쳐버린 온내, 붉은 눈썹의 사내만 사냥을 할 수 있다는 마을의 금기를 깼다 죽은 여인 어정 등, 살아 있는 인간과 영물, 신들이 실어온 사연은 아픔을 가지고 있다. 그런 까닭에 『어둠이 걷힌 자리엔』 속 두겸과 치조, 여러 존재가 풀어놓는 사연에는 인간이 가진 상처와 불안, 약함을 있는 그대로 담겨 있다.
한편 인간을 위해 ‘귀신 잡아먹는 우물’을 만들었으나 인간의 이기만을 확인하고 복수심에 불타는 비구니의 원혼 앞에서 두겸은 이렇게 말한다. “하지만 영원히 상처 속에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어요. 우리는 지금까지 계속 해내왔어요. 정말 느리지만 우리는, 우리 중 누군가들은… 아주 천천히 혐오와 차별, 그리고 폭력과 맞서 왔어요. 제가 사는 세상은, 제 아이들이 사는 세상과 다를 테고, 그 아이들의 아이들이 사는 세상은 또 다를 겁니다.”(301~302쪽)라고.
두겸의 말처럼 이야기 속 상처 입은 존재들은 시간이 걸려도 자기 어둠에 매몰되지 않고 앞으로 천천히 나아간다. 집안의 무시와 억압을 박차고 나와 제 의지대로 살았던 고오와 조기, 삼십 년 가까운 죄책감을 대신해 네 아이를 키워낸 온내, 여인의 몸으로 마을의 금기를 깨려 했던 어정…. 누군가는 원혼이 되어 두겸과 마주하기도 했지만 그 역시 끝내 제 한을 털어내고 제 갈 길을 간다. 두겸과 치조 역시 각자의 불안을 견디며 미지의 세계로, 앞으로 나아간다. 그래서 그들의 이야기는 기담을 넘어 오늘을 사는 우리에게 묻는다. 각자가 겪는 어둠이 걷힌 자리에 무엇을 남길 것인지, 무엇이 남을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