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라클 크리크
단 한 권의 책으로 미국을 뒤흔든 한국계 작가 앤지 김,
그녀가 전하는 인간의 선의에 대한 기적 같은 드라마
전미 베스트셀러 | 에드거상 수상작(2020)
<타임> <워싱턴 포스트> <라이브러리 저널> <커커스 리뷰>
<북페이지> <투데이 쇼>, 시카고 공공도서관, 아마존 선정 올해의 책
“당신을 다른 세상으로 인도함과 동시에,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 대해 통찰력 있는 시각을 제공하는 이런 소설은 흔치 않다.
나는 이 책이 사람들의 마음속에 가닿을 것이라고,
그래서 더 살기 좋은 세상을 만드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믿어 의심치 않는다.” 아마존 독자 ★★★★★
한국계 작가 앤지 김의 데뷔소설 『미라클 크리크』가 출간되었다. 『미라클 크리크』는 한국인 이민자 가족이 운영하는 고압산소 치료 시설에 불이 나고 사망자가 발생하며 열린 나흘간의 살인 재판을 따라가는 소설로, 2019년 미국에서 출간된 후 커다란 사랑을 받으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그해 <타임> <워싱턴 포스트> <라이브러리 저널>, 아마존 등 여러 매체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된 것은 물론, 2020년 에드거상, ITW 스릴러 어워드, 스트랜드 크리틱스 어워드, 핀클리 프라이즈 데뷔소설 부문을 수상하며 작품성 또한 인정받았다.
미국에서 큰 주목을 받은 『미라클 크리크』는 전 세계 20개국에 수출되어 번역·출간되었지만, 작가는 그 무엇보다 이 책이 한국어로 번역된다는 사실이 눈물이 날 만큼 기뻤다고 한다. 열한 살 때 가족과 함께 미국 볼티모어로 이민을 가 말도 통하지 않는 낯선 땅에 적응하고 하버드 로스쿨을 졸업해 변호사가 된 뒤 결국은 꿈꾸던 작가가 되어 영어로 쓴 소설을 출간했지만, 작가의 근본에는 여전히 한국어가 남아 있고 그 리듬이 지금도 말하고 읽고 쓰는 방식에 큰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작가는 한국어판 서문을 통해 “나의 유년 시절 고향을 그리며 살아온 사십여 년의 세월을 지나서 마침내 집으로 돌아가는 꿈”이 실현된 기분이라며 기쁨과 감사의 마음을 전했다.
기적을 바라는 사람들을 무너뜨린 절망의 불길,
그러나 모든 희망이 사라져버린 것 같은 순간
더 나은 삶을 향한 희망이 타오른다
버지니아의 작은 마을 미라클 크리크. 동양인은 전무하고 이름과 달리 기적이라곤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외딴 그곳에 한국인 이민자 유씨 가족이 정착해 고압산소 치료 시설을 시작한다. 이름은 미라클 서브마린, 즉 ‘기적의 잠수함’. 마치 잠수함처럼 생긴 체임버 형태의 의료기기를 갖춘 미라클 서브마린은 고압산소요법을 이용해 자폐, 뇌성마비, 불임 등을 치료하는 일종의 대체의학 치료 시설로, 비록 허름한 헛간에 차려졌지만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장애아동의 부모에게는 기적을 향한 한줄기 희망이었다.
환자가 늘어나고 유씨 가족의 사업이 번창해가던 어느 날, 미라클 서브마린의 산소 탱크가 폭발하며 걷잡을 수 없는 화재가 발생해 당시 치료중이던 자폐아 헨리와 또다른 환자 아이의 어머니 킷이 사망하고, 치료 시설의 주인인 박 유와 외동딸 메리를 비롯해 네 명이 중상을 입는 비극이 발생한다. 조사 결과 화재는 사고가 아니라 담뱃불에 의한 의도적인 방화라는 결론이 나고, 조용하고 작은 마을 미라클 크리크에 떠들썩한 살인 재판이 열린다. 처음에는 치료 시설 주위에서 비과학적인 자폐 치료는 아동 학대라고 주장하며 시위를 벌이던 사람들이 용의자로 의심되지만 그들에게는 알리바이가 있고, 놀랍게도 사망한 아이 헨리의 어머니인 엘리자베스가 방화를 저질렀다는 혐의를 받는다.
엘리자베스는 헨리가 자폐 진단을 받은 이후 아이의 치료에만 매달린 열성적인 엄마로, 하루에 두 번 왕복 몇 시간 거리를 오가며 헨리가 고압산소 치료를 받게 했다. 그런데 아이와 보호자가 함께 들어갈 수 있는 치료실에 늘 함께 자리하던 엘리자베스가 사건 당일에는 몸이 안 좋다며 함께하지 않았고, “더이상 이렇게 살 순 없어, 내 인생을 되찾아야 해. 오늘 끝내자!”라며 고압산소 치료는 이제 끝이라고 쓴 엘리자베스의 쪽지가 발견되는 등 여러 정황 증거가 나타난 것이다. 뿐만 아니라 엘리자베스가 다른 환자의 보호자이자 친구인 테리사에게 때로 아들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까지 밝혀지면서, 엘리자베스는 아들을 죽인 비정한 엄마로 비난을 받게 된다. 그러나 재판 내내 엘리자베스의 변호인은 그녀가 불을 지르지 않았다며 날카롭게 반론을 제기하고, 사건과 관계된 사람들이 모두 저마다의 ‘진실’을 고수하며 각자의 비밀을 들키지 않으려 애쓰는 가운데, 그날 정말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가 서서히 밝혀진다.
“우리가 살아가는 이 혼란한 시절에 거의 완벽에 가까운 소설”
_로라 리프먼(소설가)
『미라클 크리크』의 주요 플롯은 나흘간의 살인 재판으로, 법정 변호사로 일했던 작가의 경력 덕분에 재판의 과정은 더욱 사실적으로 그려지고 재판정에서 진실이라는 것이 얼마나 쉽게 모습을 바꾸는지가 아주 흥미롭게 드러난다. 그러나 사건의 진상을 파악하고 범인이 누구인지를 밝히는 것 못지않게 이 소설이 공을 들이는 것은, 바로 등장인물 한 명 한 명의 복잡한 심리와 정서,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해 때로 희생을 무릅쓰는 그들의 마음을 섬세하게 살피고 이야기하는 것이다.
특수한 돌봄이 필요한 아이들을 키우는 엄마는 아이의 건강을 위해 자기 자신의 삶을 기꺼이 희생하지만 때때로, 아주 잠깐의 시간일지라도, 아이가 없는 삶을 상상해보고 이내 그런 생각을 떠올렸다는 데 죄책감을 느낀다. 자식에게 더 나은 미래를 주기 위해 한국에서 미국까지 이민을 온 부모는 부족한 언어 때문에 자식 앞에서 변변찮은 존재가 되어버렸을 때 자괴감을 느끼고, 한국에서 누구보다 활발했던 아이는 새로운 나라에 적응하며 침묵과 고독에 점점 익숙해진다. 이런 등장인물 하나하나에 대한 서술이 더욱 애틋하게 마음에 와닿는 것은 소설의 내용이 작가 자신의 경험과 정체성에서 비롯되었기 때문일 것이다. 실제로 앤지 김은 아픈 아들을 치료하는 과정에서 소설에 등장하는 고압산소요법을 접하게 되었고 그때 만난 다른 아픈 아이들의 부모들이 이 책을 쓰는 데 영향을 주었다고 한다. 또한 이민자로서의 그녀의 정체성과 성장 경험은 메리 유와 가족의 이야기에 고스란히 녹아 있다.
방화와 살인 같은 비극적인 사건을 주로 다루고 있음에도 이 소설 『미라클 크리크』는 더없이 따듯하고 감동적이며 무엇보다 인간적이다. 어머니로 산다는 것의 기쁨과 고통, 특수아동을 키우는 부모의 고뇌, 이민자로서의 정체성, 대체의학과 같은 민감한 주제를 날카롭게 파고들면서도 등장인물 모두를 향해 너그럽고 이해심 많은 시선을 보낸다. 결말에 이르면 미라클 서브마린에 불이 난 날 정말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전말이 다 밝혀지지만, 모든 일이 완벽하게 괜찮아지는 ‘기적’이 일어나진 않는다. 그러나 인간의 선의를 담고 있는 소설의 마지막 부분을 떠올리면 등장인물들의 삶에, 또 우리의 삶에 작은 기적을 불러올 만한 희망이 늘 흐르고 있는 것만 같다. 책장을 덮고 나면 작가가 전하는 ‘미라클 크리크’, 즉 ‘기적의 물결’이 독자에게도 흘러들어 마음의 온도를 조금쯤 높여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