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 모든 사람을 위한, 그리고 그 누구를 위한 것도 아닌 책
누구나 인생에 한번은 만나야 할 불멸의 고전!
이진우 교수의 유려한 번역과 풍부한 해설로 만나다
“나의 저서 중에서 ‘차라투스트라’는 독보적이다.” 니체가 스스로 자신의 주저로 꼽을 만큼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그 의의가 지대하지만, 함축적이고 드러내지 않은 패러디와 인용이 많아 이해하기 쉽지 않다. 최고의 니체 전문가 이진우 교수가 문학과 철학을 넘나드는 이 풍부한 텍스트를 번역했다. 이야기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파악할 수 있는 유려한 번역, 원문의 리듬감이 느껴지는 문체, 내용 이해를 돕는 충실한 해설과 역주 등은 우리를 차라투스트라의 이야기에 담긴 삶의 근본적 문제들과 마주하게 한다.
1. 니체의 대표작인 동시에 가장 독특한 책, 《차라투스트라》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어떤 책인가?
위대한 사상가에게는 그를 대표하는 책이 있다. 공자의 《논어》, 플라톤의 《국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이 자연스럽게 연상되는 것처럼, 우리는 니체의 이름을 들었을 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떠올린다. 1883년에 출간된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100년을 훌쩍 넘는 시간 동안 수많은 독자의 사랑을 받으며 니체의 대표작으로 자리매김했다.
그런데 니체의 사상을 정복해보려고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펼친다면 실망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위대한 철학자 니체의 대표작이라는 데에서 오는 기대와 달리, 이 책은 논리와 추론으로 구성된 철학 텍스트라기보다는 차라투스트라의 이야기를 담은 문학 작품에 가깝기 때문이다. 하지만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묘미는 바로 그 낯설고 독특한 형식에서 비롯된다. 차라투스트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그의 삶을 체험하고, 음악을 듣듯 문장 사이의 리듬과 박자를 느끼며 책을 읽는다면 행간에 숨어 있던 삶의 문제들이 하나씩 펼쳐진다.
차라투스트라가 하산과 귀향을 반복하며 겪는 삶의 문제는 결국 책을 읽는 우리의 문제로 돌아온다. 삶과 죽음, 사랑과 우정, 아이와 결혼, 환희와 열정, 덕과 악덕, 죄와 순결, 복수와 전쟁, 고독과 외로움 등은 모두 살아가며 끊임없이 고민하게 되는 근본적 문제들이다. 이 같은 문제를 던지면서 니체는 결코 해답을 제시해주지 않는다. 다만 우리가 기존 가치관과 통념에서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고 성찰하도록 끊임없이 유혹할 뿐이다. 이렇듯 이 책은 우리가 초인에 도달하려는 차라투스트라의 여정에 동행하여 스스로 삶의 문제들을 고민하고, 이를 통해 각자 자신만의 길로 나아가기를 권유한다.
두 번의 하산과 두 번의 귀향 그리고 마지막으로 다시 동굴을 떠나는 여정은 차라투스트라가 삶의 심연을 통찰함으로써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다. 이 과정에서 니체는 우리의 삶에 동반하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문제들을 다룬다. 삶과 죽음, 사랑과 우정, 아이와 결혼, 환희와 열정, 덕과 악덕, 죄와 순결, 복수와 전쟁, 고독과 외로움 등 영원히 회귀하는 문제들을 그 뿌리까지 파고든다. 니체가 우리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이러한 문제들은 차라투스트라와 함께 그의 길을 천천히 걸어갈 때만 보인다.
- 〈해설〉 중에서(603~604쪽)
2. 차라투스트라의 삶은 바로 ‘내려감’에 관한 이야기
?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무슨 내용인가?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총 4부로 구성되었으며, 번역서 본문만 550여 쪽에 이르는 방대한 서사시이다. 니체는 이 책에서 차라투스트라의 인생 역정을 펼치면서, 삶에 관한 비극적 인식을 드러낸다. 그렇다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을까?
1부는 서른이 된 차라투스트라가 산으로 들어가 정신을 연마하는 이야기로 시작한다. 10년 동안 동굴에서 자신의 정신과 고독을 즐긴 차라투스트라는 어느 날 심경의 변화가 일어나 산을 내려간다. 그는 시장에서 초인을 가르치려 하지만, 대중은 그의 말을 듣지 않는다. 2부에서 차라투스트라는 동굴로 돌아와 고독 속에서 자신을 되돌아본다. 시간이 흐른 뒤 그는 다시 산을 내려가기로 결심한다. 행복의 섬으로 향한 차라투스트라는 자신을 극복하고 진정한 행복에 도달하는 길에 관해 설교한다. 하지만 이내 자신을 따르는 벗들이 있는 행복의 섬을 떠난다. 3부에서 차라투스트라는 다시 동굴로 돌아간다. 너무 오랫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살았기에 다시 고독이 필요했기 때문이다. 귀향의 과정에서 그는 마침내 세계와 삶을 있는 그대로 긍정할 수 있는 인식에 도달한다. 그렇다면 차라투스트라의 여정은 끝난 것일까? 4부에서 차라투스트라는 동굴로 돌아오고, 머리가 하얗게 셀 때까지 시간이 흐른다. 그는 자신을 찾아온 우월한 인간들과 대화를 나누고, 만찬을 벌이며, 나귀 축제를 연다. 그 후 찾아온 아침, 차라투스트라는 우월한 인간들이 아직 잠들어 있을 때 깨어난다. 그가 아침 태양을 맞으며 산을 내려가는 것으로 이야기는 마무리된다.
차라투스트라는 서른이 되자 고향과 고향의 호수를 떠나 산으로 들어갔다. 여기서 그는 자신의 정신과 고독을 즐기며, 십 년 동안 싫증을 느끼지 않았다. 그러나 마침내 심경의 변화가 일어났다. 어느 날 아침 동이 트자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태양 앞으로 걸어나가, 태양을 향해 이렇게 말했다. “그대 위대한 별이여! 그대가 빛을 비추어줄 존재가 없다면 그대의 행복이란 게 무엇이겠는가!” (중략) 이렇게 차라투스트라의 몰락은 시작되었다.
- 1부 〈머리말 1〉 중에서(13~15쪽)
“나는 그대들에게 초인을 가르치려 한다. 인간은 극복되어야 할 그 무엇이다. 그대들은 인간을 극복하기 위해 무엇을 했는가? 지금까지 모든 존재는 자신을 넘어서 무엇인가를 창조해왔다. 그런데 그대들은 이 거대한 밀물의 썰물이 되기를 원하며 자신을 극복하기보다는 짐승으로 되돌아가려 하는가?” (중략) 여기서 사람들이 ‘머리말’이라고 부르는 차라투스트라의 첫 번째 연설이 끝났다. 이 대목에서 군중의 고함과 환호가 그의 말을 중단시켰기 때문이다. 그들은 외쳤다. “아, 차라투스트라. 우리에게 그 마지막 인간을 주시오. 우리를 그 마지막 인간으로 만들어주시오! 그러면 그대에게 초인을 선사하겠소!”
- 1부 〈머리말 3~5〉 중에서(19~29쪽)
살아 있는 자를 발견하는 곳, 그곳에서 나는 권력에의 의지를 발견했다. 그리고 시중을 드는 자의 의지에서도 주인이 되려는 의지를 발견했다. 약자는 강자를 섬겨야 한다고 약자는 자신의 의지를 설득하면서, 그의 의지는 좀 더 약한 자의 주인이 되려고 한다. 약자도 이러한 즐거움만큼은 포기할 수 없다.
- 2부 〈자기 극복에 대하여〉 중에서(211쪽)
3. 《차라투스트라》에서 니체 사상의 원형을 찾다
? 탁월한 번역과 해설로 만나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는 철학 텍스트이기 이전에 하나의 문학 작품이지만, 그렇다고 이 책에서 니체 철학의 자취를 발견할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차라투스트라의 이야기 곳곳에는 곧바로 니체의 이름을 떠올릴 수 있는 철학적 구상들이 있다. 바로 ‘초인’, ‘권력에의 의지’, ‘영원회귀’이다. 니체는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1~3부에 각각 세 핵심 사상의 아이디어와 정신적 이미지를 배치한다. 이 같은 시도는 개념이 아니라 상징과 비유를 통해 삶의 심연을 드러내며, 니체의 다른 저서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독특한 인식을 전한다.
옮긴이 이진우 교수는 최고의 니체 전문가다운 해박한 지식과 40여 년 동안 수없이 《차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를 읽어온 경험을 바탕으로 1년 동안 번역 작업에 매진했다. 그가 선사하는 탁월하고 유려한 번역은 독자들을 차라투스트라의 이야기에 흠뻑 빠져들게 한다. 또한 친절하고 풍부한 해설과 역주는 전문가가 아니면 찾아내기 어려운 철학적 상징과 비유를 설명하여 독자들을 니체 사상으로 안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