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한국경제 대전망
우리는 이제 코로나 이전으로 돌아갈 수 없다!
코로나가 가져온 대전환의 흐름 속에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라!
코로나가 초래한 글로벌 경제 위기,
진퇴양난 속 한국경제는 어디로 갈 것인가?
2020년 한국경제는 모든 노력을 헛수고로 만들 정도로 악재의 연속이었다. 대외적으로는 미국과 중국 간 무역 협상의 영향과 함께 일본의 수출 규제가 지속되었다. 한국경제는 미·중과 아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을 뿐 아니라 대외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특징 때문에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대내적으로는 코로나 확산이 경기 침체를 넘어 일과 일상생활의 방식을 뒤흔들었다.
다행히 뛰어난 방역 역량과 과감하게 재정을 투입해온 정부 정책에 힘입어 성장률 하락과 고용 감소를 최소화하는 데 성공했다. 이른바 ‘K-방역’은 한국을 코로나 대응의 모범 국가로 부각시켜 전 지구적 위기 속에서 한국의 위상을 크게 드높였다. 역설적이게도 코로나 팬데믹 이후의 한국은 OECD 최고의 성장과 고용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정부는 한걸음 더 나아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디지털 경제의 선도 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한 새 국가 비전으로 ‘한국판 뉴딜’을 발표했다.
이미 약화되고 있던 글로벌 가치사슬(GVC)은 코로나로 큰 충격을 받았다. 세계화의 쇠퇴 속도가 빨라지면서 양적 성장이나 가격 경쟁보다는 질적 성장과 품질 경쟁의 중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국가 간의 무역 장벽을 넘기 위해서는 대체 불가능한 새로운 기술과 질적 우월성의 확보가 더욱 필요한 상황이다. 2020년 한국은 BTS, 영화 〈기생충〉, 드라마 〈사이코지만 괜찮아〉 등이 아시아와 전 세계를 휩쓸며 콘텐츠 산업에서 강점을 보였다. 콘텐츠 산업 규모는 최근 5년간 평균 성장률이 16%를 넘을 정도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전 세계가 코로나로 신음하는 가운데 한국은 경제를 봉쇄하지 않고도 아직까지 선방하고 있다. 방역 역량을 유지하며 적절한 돌파구를 찾아내는 것이 2021년 한국경제 최대의 도전이 될 전망이다. 이 책은 어떻게 우리가 위험요소를 줄이고 기회와 혁신의 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지 그 구체적인 방향을 제시해줄 것이다.
코로나가 가져온 대전환의 흐름 속에 새로운 기회를 발견하라
경제 전문가 28인이 진단한 2021 한국경제의 전망!
2020년이 코로나로 시작하여 코로나로 끝나고 있다. 2021년에도 마스크 착용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피할 수는 없을 것이다. 다만 백신과 치료제가 개발되고 있으며, 각국 정부는 나름대로 방역과 경제 활동의 균형점을 찾아가고 있다. 위기와 침체 후에는 반등이 찾아올 것이지만, 코로나가 종식된다고 해도 2021년의 경제가 이전과 같을 수는 없다.
소비와 고용: 일상생활과 일하는 방식의 변화
코로나가 몰고 온 영향은 과거였다면 경제가 붕괴할 만한 충격임에도, 기술을 바탕으로 한 연결의 힘은 비대면(언택트)이라는 새로운 차원의 삶과 경제활동을 가능하게 만들었다. 소비에서는 집 안에서 모든 활동을 하는 ‘홈코노미(home+economy)’가 자연스럽게 확산되었다. 집이 단순히 거주하는 공간이 아니라 여가와 쇼핑을 즐기는 공간으로 확대된 것이다. 실제로 커피머신 등 홈카페 관련 상품, 프로젝트 빔, 홈트레이닝 용품 등의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었다.
일하는 방식도 달라졌다. 대부분의 경제활동인구는 근무 형태의 변화를 체험했다. 근무 형태는 국내의 경직된 노사관계 때문에 변화의 속도가 가장 느린 분야 중 하나였다. 하지만 코로나는 대기업을 중심으로 재택근무, 원격근무나 유연근무처럼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는 새로운 근무 형태를 도입하는 계기가 되었다. 불가피한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조치가 변화를 앞당기는 전화위복의 효과를 가져왔다.
더불어 팬데믹과 기술 발전을 토대로 플랫폼 노동이라는 고용 형태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플랫폼 노동자들은 프리랜서이자 임시직이지만 자본이 없는 점은 직장에 소속된 근로자와 마찬가지이다. 경기 침체와 비즈니스의 변화로 플랫폼 노동자의 수는 빠르게 늘고 있지만, 이들은 법에 의한 적절한 보호를 받을 수 없다. 코로나가 끝나도 플랫폼 노동은 지속적으로 확대될 것이기 때문에, 소속에 관계없이 업무에 따라 평가하고 보호받는 직무급제나 전 국민 고용보험 등이 대책으로 제시된다.
무역과 대외경제: 세계화의 퇴조와 미-중의 패권 경쟁
한국경제는 세계경제의 변화에도 항상 주목해야 한다. 그 중심에는 세계화의 퇴조와 미국-중국의 패권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세계화의 척도인 글로벌 가치사슬의 수준은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계속 낮아지고 있었으나, 코로나로 심각한 타격을 입었다. 해외 생산이 갖는 위험이 매우 부각되면서 각국 정부와 기업은 리쇼어링을 적극적으로 장려하며 내수 진작을 꾀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갈등은 무역과 기술 분야의 경쟁을 넘어 국가 간 자존심을 건 패권을 건 싸움으로 비화하는 양상이다. 앞으로의 갈등은 11월에 선출될 미국 대통령이 누구냐에 따라 좌우될 것이지만, 선거 결과를 확언하기 어렵다. 트럼프와 바이든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양국 간 갈등이 획기적으로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규칙을 준수하고, 다자무역 체제를 존중할 바이든의 당선이 경기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은 분명하다.
2000년대 중반 이후로 중국이 G2를 형성했지만, 예상과 달리 중국경제가 가까운 미래에 미국경제를 추월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그 시기를 2030년으로 예상한 바 있다. 하지만 고성장하던 중국경제의 추세가 최근 약간 완화되었다. 지난 20년간의 GDP, 1인당 국민소득과 코로나의 영향까지 고려하면, 중국이 세계 1위 경제국에 오르는 시점은 2044년으로 예측된다.
2021년 불안 요인과 기회
내부에도 여러 위험이 존재한다. 코로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의 불가피한 재정 확대와 고착화된 초저금리 때문에 자산시장이 크게 변동하고 가계부채가 확대될 위험이 있다. 예를 들어 2018년 이후 집값이 고공행진을 하는데도 주택 소비자들 사이에서는 가격이 더 오를 것이란 기대가 많다. 자산 거품을 우려해야 할 상황이다.
그러나 위기를 무색하게 하는 도도한 흐름 또한 예측할 수 있고, 그 안에 분명히 기회가 있다. 2021년, 콘텐츠 산업을 포함해 인공지능, 모빌리티, 수소 산업은 기술이 진화하거나 패러다임이 전환되는 시기를 맞이할 것이다. 이 세 가지 산업은 그 목적이나 필요한 기술 등에서 관련성이 높아 업계 간의 시너지도 기대할 수 있다.
인공지능, 모빌리티, 수소 산업
인공지능은 기술을 두고 경쟁하는 시기를 지나 연구자들이 알고리즘을 공유하기 시작했다. 따라서 기술 자체보다 기술의 활용으로 초점이 이동하고 있고, 기술을 응용하는 역량이나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이런 움직임의 일환으로 카카오, KT 등의 IT 대기업들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제품과 서비스 개발에 뛰어들었다. 정부도 ‘한국판 뉴딜’을 통해 D.N.A(데이터, 네트워크, AI)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5년간 32조 원을 투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모빌리티 산업의 트렌드는 연 10%를 넘나드는 택배 수요의 성장, 전동 스쿠터 등 퍼스널 모빌리티, 자율주행 등이다. 기술이 발전하면서 안전과 편의에 대한 다양해진 수요를 소화하는 것이 관건이 될 전망이며, 에너지원이 전기와 수소(연료전지)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다.
수소 산업으로의 전환을 위한 탄소 저감은 한국보다 서구에서 그 움직임이 활발하다. 하지만 친환경적인 가치관을 공유하지 못하거나 요구사항을 충족하지 못하면 거래나 협력이 불가능하다. 대표적으로 애플과 유럽연합(EU)은 탄소 저감을 적극적으로 선언하고 구체적인 계획을 발표했다. 앞으로 삼성과 LG는 애플과 거래하기 위해 탄소 발생량을 관리해야 하고, 한국 정부는 유럽연합의 탄소 규정을 지키지 못하면 교역 시에 관세를 더 많이 부담해야 한다. 먼 미래가 아니라 지금을 위한 혁신을 이뤄내지 못하면 기회를 잡기는커녕 흐름에 발맞추기도 어렵게 된 것이다.
2020년과 2021년을 통틀어 한국의 예상 경제성장률은 2.1%로 OECD 회원국 중 압도적인 1위를 기록했다. 터키가 2위로 1.0%, 미국이 3위로 0.2%이다. 한국은 주요국 중 코로나 영향을 가장 훌륭하게 막아내고 있다. 달리 보면 2021년 한국경제는 어느 국가보다 우호적인 환경을 갖춘 셈이 되었다. 우리는 또 다른 도약의 기회들을 맞이할 수 있다. 이를 위해 대전환의 흐름을 파악하고 새로운 기회를 찾아내는 자세를 가져야 한다.
개별 저자
김영익 서강대학교 경제대학원 교수
김윤지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연구위원
김준연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책임연구원
김천곤 산업연구원 연구위원
김형우 어번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송원진 경제추격연구소 기획조정실장
송의영 서강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연원호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중국경제실 부연구위원
옥경영 숙명여자대학교 소비자경제학과 교수
우경봉 한국방송통신대학교 무역학과 교수
이강국 리쓰메이칸대학 경제학부 교수
이장우 한국인공지능포럼 회장
이주호 KDI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임지선 육군사관학교 경제법학과 조교수
장종회 매일경제 논설위원
정미영 삼성선물 리서치센터장
조영무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조영서 신한DS 부사장
최병권 서울대학교 기초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최한수 경북대학교 경제통상학부 교수
하준경 한양대학교 ERICA 경제학부 교수
홍석철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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