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폐전쟁 3 : 금융 하이 프런티어 - 최신개정판
“화폐가 국가의 운명을 결정한다.”
중국은 어떻게 과거의 부와 영광을 되살리고 있나
화폐 발행권을 얻기 위한 아시아의 ‘위대한 투쟁’
근대의 길목에서 어떤 요인이 동아시아 국가들의 명운을 갈라놓았는지 치밀하게 분석한 《화폐전쟁 3: 금융 하이 프런티어》 최신개정판이 출간된다. 한국과 중국에서만 600만 부 넘는 판매고를 올린 이 책은, 2008년 국내 첫 출간 이후 삼성경제연구소를 비롯한 수많은 경제단체와 재계 인사 들의 압도적인 추천을 받으며 ‘돈’의 바이블이 되었다.
1권에서 미국의 화폐 역사에 대해 중점적으로 분석했다면, 2권에서는 유럽 금융의 변화 과정을 살펴보았다. 그리고 3권에서는 관심의 초점을 아시아 지역의 100여 년 동안에 걸친 화폐 변화와 국가의 흥망성쇠 쪽으로 돌렸다. 저자는 군사 전략인 해양 세력론과 제공권(制空權), 하이 프런티어 이론에 착안에 ‘금융 하이 프런티어’라는 새로운 개념을 내놓았다. 주권국가의 영역에는 영토·영해·영공 등 물리적 공간 외에 금융이 추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국가 이익을 외부로부터 지켜주는 제2의 국방인 금융 하이 프런티어를 장악하는 자가 결국 화폐전쟁의 승리자가 된다고 주장한다. 위안화를 국제화하는 과정에도 이 개념을 적용해 중국의 금융 안전과 이익을 최대한 보호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이 책은 아편전쟁의 원인, 장제스의 화폐전쟁, 메이지 유신과 양무운동, 황권과 금권의 싸움, 다이쇼 정변의 몰락, 인민폐의 과거와 미래 등 아편전쟁 이후 170년에 걸친 아시아 근현대사를 금융 하이 프런티어란 관점에서 정밀하게 묘사한다. 화폐전쟁은 역사 속 어느 특정한 시기에만 나타난 게 아니다. ‘화폐전쟁’은 오히려 요즘 경제·국제 뉴스를 뜨겁게 달구는 키워드로 쓰인다. 국가 간 화폐전쟁이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 현실화된 지금, 이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더욱 분명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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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자본은 무장한 제국의 해군보다 더욱 위력적이다!”
화폐 변화와 국가의 흥망성쇠를 분석한 걸작
이 책에서 저자는 금융의 관점에서 중국 현대사를 풀어헤치고 있다. 청나라의 멸망은 군대가 아니라 금융 방면에서 시작됐다는 결론을 분명하게 내린다.
“아편무역의 가장 중요한 전략적 목표는 중국의 화폐 시스템을 완벽하게 무너뜨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 전략의 제정과 집행은 시티오브런던이 주도했다. 아편전쟁은 실제적으로는 영국의 금본위제와 중국의 은본위제 사이에 벌어진 한바탕 전략적 결전이었다.”
이 말에서 보듯 쑹훙빙은 금융 하이 프런티어의 통제권을 상실한 상황에서는 중국의 무역 가격 결정권, 산업 자주발전의 위상결정권, 정부의 재정세수권, 군사 및 국방 분야의 지출권 등이 점차적으로 상실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중국이 조만간 서구 열강에 의해 희생양이 될 수밖에 없다고 분석한 것이다. 결국 청나라를 멸망시킨 원인은 금융 하이 프런티어의 몰락이었다. 이에 비해 일본은 달랐다고 주장한다. 메이지 유신의 성공으로 서방 열강은 일본의 금융 하이 프런티어를 함락시킬 방법이 없었다고 비교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중국의 근 100여 년의 역사를 금융의 시각에서 설명하며, 금융 하이 프런티어를 장악한 세력이 거대한 전략적 우세를 가질 수 있었으며 중국은 이것에 실패해 정권의 붕괴까지 오게 됐다고 말한다.
미래의 세계 화폐전쟁은 금융 하이 프런티어를 공고히 하고 강화하는 쪽으로 흐를 수밖에 없다. 금융 하이 프런티어가 대국들이 게임을 벌이는 주요 전장이 될 것이라는 얘기이다. 따라서 중국으로서는 위안화를 밖으로 진출시키는 날이 금융 하이 프런티어를 전 세계로 포석하는 날이 될 것이다. 세계 어느 곳이라도 위안화가 출현하는 곳이라면 바로 중국의 금융 하이 프런티어가 미치는 새로운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위안화가 유통되는 지역이 많아지면 중국의 국가 이익 범위는 더욱 커질 수밖에 없다. 미래의 국가 이익을 다투는 싸움은 우선적으로 화폐의 이익을 다투는 싸움으로 구체화될 것이다.
“은과 금의 값이 치솟을 것이다!”
현실이 된 예언들
은은 50여 언어에서 돈과 동의어로 쓰인다. 은은 세계적으로도 많은 국가에서 일찍이 주요 화폐로 사용되기도 했다. 아편전쟁에서부터 청나라 말기까지 50년 넘게 싸웠다 하면 패했던 중국은 각종 불평등 조약을 1,000여 건이나 체결했다. 누계 배상액만도 은화 10억 냥에 이르렀다. 일관되게 금 화폐를 좋아하던 서양 사람들은 왜 처음에 중국의 금을 우선 약탈하려고 하지 않았을까? 왜 아편은 인도나 아프리카, 아메리카에서 팔리지 않고 멀리 중국에서 팔렸을까? 쑹훙빙은 이에 대해 “이것은 오로지 중국을 위해 계획된 아편전쟁이기 때문에 그렇다”고 단언했다.
쑹훙빙은 미국이 지속적으로 양적 완화를 시행하다 궁극적으로 실패하게 될 경우의 후폭풍에 대해서도 분명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다. 금의 가격이 상승일로를 달려갈 것이라는 입장이다. 그가 보기에 미래의 금 가격은 실제로 상당히 올라갈 여지가 많다. 결론적으로 그에 따르면 금의 투자 잠재력에 계속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 또 은의 중요 투자 가치도 점차적으로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그가 “세계 화폐는 다시 금본위제로 돌아가려고 한다. 금의 가격이 온스당 1만 달러까지 올라가더라도 상당히 보수적인 수치다”라고 주장하는 것은 허언만은 아닐 듯하다. 그는 미국 경제의 근본적인 문제가 부채율이 너무도 높다는 사실에 있다는 점을 모르지 않는다. 실제로 미국의 부채 증가 속도는 GDP 성장 속도보다 훨씬 빠르다. 게다가 지속 가능한 발전의 동력은 다른 국가들의 저원가 부채를 통해 자산 가치를 높이는 전략에 기본적으로 바탕을 두고 있다. 이런 모델의 핵심은 자산 가격이 무한대로 늘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마지막에 자신의 부채가 높아질수록 자금 유동성은 균열에 이를 수밖에 없다. 결국은 쑹훙빙의 말대로 ‘전국시대’가 오게 된다.
쑹훙빙은 더불어 현재의 시장 환경에서 은은 중요한 투자 가치도 가지고 있다고 강조한다. “역사적으로 은은 화폐였다. 중국, 미국, 영국을 막론하고 모두 그랬다. 은은 미국에서 1960년대까지 사용됐다. 이 역사 전통과 관성은 여전히 존재하는 것이다.” 금이 계속 가치가 상승한다면 은은 더욱 빠른 속도로 가격이 올라갈 수밖에 없다고 주장한 그의 예측은 이미 맞아떨어졌다. 이제는 얼마나 정밀한 수준까지 맞히느냐를 살펴볼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