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정보
정신과 박티팔 씨의 엉뚱하지만 도움이 되는 인간 관찰의 기술

정신과 박티팔 씨의 엉뚱하지만 도움이 되는 인간 관찰의 기술

저자
박티팔 지음
출판사
웨일북
출판일
2020-03-13
등록일
2020-10-06
파일포맷
EPUB
파일크기
20MB
공급사
알라딘
지원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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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이해할 수 없는 것을 마주할 때마다 조용히 읊조리자
“방금 UFO를 보았다.”


볕이 드는 나무 바닥, 폭신한 소파와 잔잔한 클래식 음악, 어떠한 상황에도 동요하지 않는 상담가의 편안한 목소리···. 미안하지만 당신이 상상하는 정신과 상담실의 차분한 풍경은 이 책에 없다. 사회적인 말은 입에도 못 담고, 관심 받기를 꺼려하며, 낯선 사람과 대면하는 것이 죽기보다 괴로운 정신과 임상 심리사의 좌충우돌 분투기가 있을 뿐.

‘원만한 인간관계를 위한 기술’은 1도 탑재하지 못한 그녀는 결혼식 같은 허례허식이 싫다며 시어머니를 기절시키고, 잔소리는 하루 한 개로 제한한다며 시아버지를 기절시키고, 쌍욕을 시전 하는 타인 앞에선 UFO를 보았다며 딴청을 피운다. 칭찬은 필요 없으니 자신을 제발 좀 내버려두라는 박티팔 씨. 정신과 상담가라는 근사한 명찰이 있지만 마음속에 일말의 불안을 안고 하루를 살아가는 모습은 우리 모두와 다를 바 없다.

다만 그녀에게는 지루한 일상에서 재미를 찾아내고, 낯익은 것들을 신기하게 바라보는 초능력이 있다. 타인과 관계를 맺는 매순간이 커다란 허들의 연속이지만 때로는 옆으로 돌아서, 또 때로는 밑으로 기어서라도 장애물을 통과하는 엉뚱한 묘수가 그녀에게는 있다. 엉뚱하지만 홀가분해지는 그녀의 기술을 슬며시 시전해 보자. 분명 도움이 된다.

난 간헐적으로 UFO를 본다. 예를 들면 이런 것이다. 지하철 빈자리에 앉아 있는데 앞에 서 있던 할아버지가 자리를 비키지 않는다고 “이런 미나리 쌍쌍바, 사발면 같은 것을 보았나!” 욕을 하기 시작하면 같이 싸우거나 대응하지 않고 속으로 ‘UFO를 보았다’라고 말한 뒤 조용히 자리를 옮긴다. UFO는 그냥 UFO다. 그냥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면 된다. 살면서 도저히 이해가 불가능한 상황을 모두 다 이해하고 소화할 필요는 없다.
- 본문에서

좌충우돌 예측할 수 없는 캐릭터가 정신과에 나타났다!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가 엄청난 자극이다.”


베일에 가려진 정신과 임상 심리사의 일상. 한없이 차분하고 안전할 것만 같은 바로 그 직업을 대변하기에 사실 박티팔 씨는 적당한 인물이 아니다. 평균 이하의 사회성으로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관계가 버거운 성격을 가진 탓이다. 평범한 사람이라면 무심코 넘어갈 만한 일상의 작은 해프닝조차 그녀에게는 커다란 사건이며, 피할 수 없이 다가오는 거대한 박치기다.

‘사람’이라는 존재 자체가 엄청난 자극이다. 큰 동물이 여기저기 냄새를 풍기며 움직이고, 나를 바라보며 소리도 내고, 눈알도 데굴데굴 굴러가는 게 뭔가 무섭고 바라보기 어렵다고 생각하는 와중에 임팩트 있는 표정까지 지어 가며 큰 소리로 말하면 이건 정말 엄청난 정서적 자극이다.
- 본문에서

여기서 의문. 오히려 상담을 받아야 할 것 같은 그녀가 도대체 누구를 상담할 수 있다는 걸까? 바로 이 시점에서 박티팔 씨의 타고난 기질이 빛을 발한다. 엉뚱한 상상력을 무기로 부딪혀도 아프지 않은 박치기 기술을 시전하는 것이다.

하루 종일 애들한테 시달렸더니 간밤에는 사람 고기로 만든 만두를 맛있게 먹는 꿈을 꿨다. 너무 놀라지 마시길···. 이건 그냥 무의식일 뿐이다. 믿을지 모르겠지만 나는 개미 한 마리 못 죽이는 들꽃같이 여린 사람이다. 나는 종종 험한 꿈을 꿨고, 가깝고 소중한 사람에게 기분이 상했을 때는 화를 내는 대신 꿈 이야기를 해 줬다. 특히 신혼 때 남편에게 속상한 일이 있으면 꼭 꿈 이야기를 들려줬다. “오빠, 내가 간밤에 재미있는 꿈을 꿨는데, 어떤 여자가 어떤 남자 시체를 들쳐업고 어디로 계속 가는 거야.”, “오빠, 내 꿈 이야기 좀 들어볼래”, “오빠, 재미있는 꿈 이야기해 줄게.” 3일째 꿈 이야기를 하면 4일째쯤에는 남편이 꼭 사과를 하곤 했다. 왜인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 본문에서

대책이 없는 일은 정면 돌파 없이 요리조리 빠져나가기. “저는 그걸 왜 하는지 모르겠더라고요”라며 싫다는 걸 넌지시 돌려서 말하기. 완벽한 100점짜리 삶보다는 그럭저럭 괜찮은 70점을 목표로 살며, 나머지 30점을 무한한 가능성으로 열어두기. 볼수록 매력 있는 캐릭터, 박티팔 씨의 예측할 수 없는 일상이 펼쳐진다.

<오티스의 비밀 상담소>가 떠오르는 시트콤 같은 캐릭터 관찰기
“아이와 나는 몇 가지 패러디까지 만들어 내며 ‘뻐큐 놀이’를 즐겼다.”


《정신과 박티팔 씨의 엉뚱하지만 도움이 되는 인간 관찰의 기술》은 박티팔 씨의 직장, 가족, 일상, 세 개의 장으로 구성된다. 1장 ‘티팔 씨의 직장 이야기’에서는 3년간의 혹독한 수련의 생활과 본격적인 임상 심리사 에피소드를 다룬다. 함께 일하는 특별한 동료들과 다양한 사연을 가진 환자들이 등장하며, 타인을 관찰하는 눈이 남다른 박티팔 씨답게 통통 튀는 주변 캐릭터의 묘사가 돋보이는 장이다.

2장 ‘티팔 씨의 가족 이야기’는 그녀의 아이와 남편, 시댁과 친정 식구의 에피소드를 다룬다. 학교에서 ‘뻐큐 놀이’를 배워 온 아이를 다그치기는커녕 함께 즐거워하며 놀고, 그 흔한 시부모와의 갈등 관계 또한 ‘안드로메다에서 온 며느리’ 캐릭터를 고수하며 문제의 여지를 막아 버린다.

3장 ‘티팔 씨의 일상 이야기’에서는 그녀가 가진 성격에 대한 집중 탐구가 펼쳐진다. 자신을 ‘불안 장애 A 계열’이라고 말하는 박티팔 씨는 사람을 싫어하고 혼자 있기를 좋아한다. 칭찬보다는 무관심이 낫고 명분보다는 솔직함이 우선이다. 본인과 같은 성격의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떤 식으로 반응해야 할지, 비행기 공포증은 어떻게 치료하는지, 상상 속의 친구를 어떻게 극복해야 할지 등 ‘정신과 상담가’ 다운 노하우가 수록되어 있다.

억지로 바꿀 필요 없이, 있는 그대로를 인정하기
“순간순간 작은 의미들로 빛나는 지구에 산다는 게 얼마나 다행인지.”


박티팔 씨의 세계에선 모든 인간이 그 나름의 의미를 가진 고유한 ‘행성’이다. ‘엉뚱하지만 도움이 되는 인간 관찰의 기술’은 바로 그러한 발상의 전환에서 시작한다. 하나하나 의미를 두고 빛나는 행성이기에 그 관계를 소중히 대할 수도 있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무수히 많은 별 하나하나에 얽매여 스트레스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의미도 된다. 다가오는 행성과 맞부딪혀 자신을 변화시킬 수도 있지만, 굳이 부딪히지 않고 자신을 지키는 것 또한 현명한 방책일 수 있다. 상대를 억지로 바꾸려 않고 또한 자기 자신도 바꿀 필요가 없다는 것. 그저 거기에 떠 있는 행성을 그대로 인정하면 갈등은 생성되기도 전에 소멸한다.

박티팔 씨의 노하우는 이거다. 상상을 멈추지 말 것. 선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나와 타인을 있는 그대로 인정할 것. 그 인정을 통해 자주 감동할 것. 망상에 가까운 상상을 하면 어떤가. 상상 속에서 단 하루도 같은 일상을 살지 않는다는 것만으로도 당신의 삶은 충분히 다채로울 수 있다.

《정신과 박티팔 씨의 엉뚱하지만 도움이 되는 인간 관찰의 기술》은 참고서처럼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해답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박티팔이라는 엉뚱한 캐릭터를 깔깔거리며 따라가다 보면, 당신 또한 자기만의 태도로 스스로를 지키는 그녀의 노하우를 자연스레 습득할 수 있다. “누구도 다치지 않고 내게 주어진 오늘의 행복을 지킬 수 있을까?” 그 질문의 대답은 박티팔을 읽기 전과 후로 확연히 나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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