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소개
최민혜와 유진성은 두 달하고 보름을 사귀고 결혼식을 올렸다. 신혼여행은 4박 5일로 제주도로 떠났다. 첫날밤, 바다가 한눈에 보이는 15층 라운지에 앉아서 와인을 마셨다.
“더 좋은 데로 갔어야 하는데 미안해. 일이 워낙 바빠. 이해해줘.”
“괜찮아. 오빠랑 있으면 하루하루가 신혼여행이야.”
민혜는 진성이 완벽한 신랑감이라고 믿었다. 그들은 제주도를 마음껏 돌아다니면서 멋진 경치를 구경하고, 맛있는 음식도 배가 터지도록 사 먹고, 사진도 사진작가처럼 많이 찍고, 사랑도 에로배우처럼 질리도록 나누었다. 진성의 품에 안길 때마다 민혜는 눈앞이 하얘지는 쾌감을 경험했다. 진성은 뱀장어 같았다. 그녀의 몸속을 휘젓고 다니면서 온몸에 있는 모든 세포를 콕콕 찔러 터뜨렸다. 진성은 지치지 않는 야생마였다. 녹초가 되어서 응해주지 못할 때까지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았다. ‘드디어 나도…. 이런 게 행복이구나….’
저자소개
“집필은 죽을 때까지 계속될 것입니다. 소설은 제 운명이지요.” _ 인터뷰 중
<가로등 깨뜨리기>, <확산>, <죽음의 방문객>, <습격>, <녹색인간> 등 독창적인 구성과 내용이 돋보이는 소설들로 선풍적인 인기를 끈 조우민은 1981년 시원한 바람이 부는 가을날 인천에서 태어났다. 조용하고 내성적인 성격이었던 유년시절의 그의 곁에는 늘 소설책이 있었다. 초등학교 5학년 때 허버트 조지 웰스의 <우주전쟁>을 읽고 소설가가 되기로 결심했고, 20년이 넘은 현재까지 단 한 번도 자신의 꿈을 잊은 적이 없다.
조우민이 처음 독자들과 만난 것은 2008년 네이버 블로그를 통해서였다. 그의 소설들은 용암처럼 뜨거운 인기를 끌면서 수백만 명의 독자를 거느리게 되었다. 조우민은 블로그에 소설을 연재하던 시절을 회상한다. “깜짝 놀랐습니다. 새로운 소설을 연재할 때마다 하루에 수천 명이 몰려드는데 기가 막힐 정도였지요. 독자들이 재미있게 읽었다는 감상평을 얘기해주실 때마다 감동을 받곤 했습니다. 독자들의 뜨거운 사랑에 항상 감사하고 있습니다. 더욱 멋진 소설로 계속 보답할 생각이에요.”
저자 한마디
“인간은 선과 악이 공존하는 존재라고 생각해요. 욕망이라는 카테고리로 들어가면 어쩌면 악이 조금 더 강할지도 모르고요. 하지만 우리는 자신이 믿고 싶은 것만 보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인간이라는 이름의 가면으로 욕망의 치부를 덮어버리곤 하죠. 가면을 벗은 본 모습은 어떨까 궁금했어요. 그것이 시작이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