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은 샘을 품고 있다
문학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에게
소설가 이승우의 신앙과 문학과 삶에 관한 사색
인간은 평생 구도자의 길을 걷는다. 삶의 의미를 찾기 위해 끝없이 길을 걷는다. 그리고 그 길 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삶의 순간을 품고 이해하기 위해 필연적으로 문학을 가까이한다. 누군가는 쓰고, 누군가는 읽는다. 그리스도인 역시 예외는 아니다. 그래서 문학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이라면, 그 내면에서 자연스레 신앙과 문학이 교직할 수밖에 없다. 예수를 향해 난 길을 걷는 그리스도인으로서, 우리는 문학을 어떻게 향유해야 할까. 신앙과 문학을 아우르는 삶은 어떤 모습일까. 신학을 공부한 그리스도인이자 저명한 소설가인 저자의 산문은, 그런 면에서 깊은 의의를 지닌다.
“이 책에는 신앙과 문학과 삶에 대한 내 젊은, 서툴지만 뜨거운 사랑이 거의 그대로 들어 있습니다.
그것들만 전달되면 좋겠습니다.” ―2017년 서문에서
이 책은 1991년에 출간된 『향기로운 세상』(살림)의 개정증보판이다. 초판 원고를 시간의 변화를 고려하여 섬세하게 다듬고, 새로운 글과 함께 엮었다. 처음 책이 출간되었을 때로부터 25여 년이 흐른 지금, 이 책은 여전히 특별하고 감동적이다. 성경 말씀과 국내외 문학 작품에 대한 저자의 깊은 애정과 이해, 이를 바탕으로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서술 방식 등은 독자의 공감을 이끌어 내기에 충분하다. 더불어 산문 곳곳에 소개된 시와 소설은 책을 읽는 동안 문학을 사랑하는 그리스도인에게 반가움과 기쁨을 선사할 것이다.
“때로 질타하고, 때로 속삭이고, 때로 어루만진 이 모든 말들은 애초에 나를 향한 것이었습니다.
신앙과 문학과 삶이 나의 주제이고, 또 이 글들의 주제입니다.” ―1991년 초판 서문에서
저자가 그리스도인이자 소설가로서, 고단한 여정의 길모퉁이마다 진심을 담아 세워 둔 표지판들은, 같은 길을 걷고 있는 독자에게 의미 있는 이정표가 되어 줄 것이다. 독자는 저자가 소개하는 문학과 사고의 단면을 따라 걸으며, 우리 내면을 밝히는 예수의 얼굴빛을 발견할 수 있다. 그 빛은 모래 먼지뿐인 사막 같은 인생을, 샘을 품은 아름다운 사막으로 새롭게 변화시킬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