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살인자에게
“나는 아직도 오빠의 살해 목록 1순위다”
사랑하는 오빠를 법정에 세울 수밖에 없었던
여동생의 슬프고도 용기 있는 고백
한 나라를 발칵 뒤집어놓은 회고록의 등장
“내 오빠는 연쇄살인범입니다!”
2016년 11월, 한 심야 TV 쇼에 등장한 책 한 권이 네덜란드 전역을 발칵 뒤집어놓았다. 다음 날 아침부터 판매가 개시된 이 책은 첫날 초판 8만 부가 모두 팔려나갔고 베스트셀러 Top10에 연속 70주간 머물렀다. 네덜란드에서 가장 유명한 범죄자이자 하이네켄 납치사건의 주범인 빌럼 홀레이더르의 여동생, 아스트리드 홀레이더르가 쓴 회고록 『나의 살인자에게』가 세운 기록이다.
처음 이 원고의 샘플 40쪽을 읽은 출판사 직원 오스카르 판 헬데런은 “엄청난 물건이 내 손에 들어왔다고 느꼈다”고 밝혔다. 하지만 원고가 세상에 나오기까지의 과정은 결코 순탄하지 않았다. 저자 아스트리드 홀레이더르는 살해 위협을 피해 직장도 그만두고 숨어 살며 원고를 완성했다. 탈고 후에도 책이 공개되기 직전까지 어느 서점에도 간단한 소개조차 제공하지 않았다. 빌럼 홀레이더르가 알게 된다면 출간을 막기 위해 무슨 짓을 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마침내 네덜란드 TV 쇼 [RTL 레이트 나이트]에서 처음 공개된 『나의 살인자에게』는 처음 원고를 알아봤던 오스카르의 예감대로 발매되자마자 엄청난 반향을 일으키며 베스트셀러 1위에 올랐고, 전 세계로 판권이 팔려나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