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무 살의 열병
“인사해, 솔아. 엄마 친구 아들이야. 이름은 성진이래.”
그때부터였을지도 모른다.
내가 너에게, 네가 나에게 처음으로 이끌렸던 건.
“너한테 마음 강요하고 싶지 않아. 내가 좋아하는 거 무조건 받아달라는 거 아냐.”
소꿉친구라는 이름으로 곁에 남아 있었던 남자, 김성진.
스무 살이라는 새로운 시작과 동시에, 저 밑으로 숨겨 놓았던 감정이 터지고 말았다.
있는 힘껏 참았다고 생각했는데, 억누르는 일이 쉽지 않다.
“네가 다른 남자애랑 사귄다. 웃는다. 손을 잡고……. 아무튼 그런 거 생각하면 속이 뒤집혀. 상상할 때마다 화병 생길 것 같아.”
“내가 왜 좋아?”
성진과 영원히 친구로 남으리라 생각했던 여자, 진솔.
대학 생활의 첫 시작과 함께 찾아온 두근거림은 그녀에게 큰 두려움과 마찬가지였다.
잃게 되는 것과 얻게 되는 것의 명확한 갈림길에서 열병이 찾아온다.
“그렇게 되면 나는, 남자친구도, 소꿉친구도 잃는 거잖아.”
찬란한 봄날, 갓 싹을 튼 그들에게 뜨거운 열병이 찾아왔다.
마음에서 마음으로 이어져, 순수하기에 뜨거울 수밖에 없던
그 시절, 누군가에게 있을 법한 이야기. 어쩌면 결코 낫지 않을, 《스무 살의 열병》